“그날 새벽, 고유정은 잠자던 아이의 얼굴을 이불에 파묻었다”

국민일보

“그날 새벽, 고유정은 잠자던 아이의 얼굴을 이불에 파묻었다”

제주지검, 고유정 의붓아들 살인 혐의로 기소

입력 2019-11-07 13:44 수정 2019-11-07 17:29

검찰이 전남편 살인 혐의로 구속기속된 고유정(36)을 의붓아들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4개월 사이 두 번이나 유산한 고유정의 상실감이 의붓아들 살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고유정은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 일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제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재하)는 7일 오전 고유정을 의붓아들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유정이 지난 3월 2일 새벽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는 5세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아들 얼굴 정면이 이불에 파묻히도록 머리 방향을 돌린 뒤 뒤통수 부위를 약 10분간 강한 힘으로 눌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 시간은 이날 오전 4시에서 6시 사이로 추정했다.

앞선 경찰조사에서 고유정은 당시 아들과 한 침대에서 자고 있던 현 남편(의붓아들의 친아빠)이 잠버릇이 평소 고약했다며 질식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법의학자들의 감정결과를 종합해 피해자의 사망은 고유정의 고의적인 행동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해 고유정이 병원에서 독세핀 성분이 들어간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았고, 사건 이후 현 남편의 모발검사에서 같은 성분이 검출된 점에 주목했다. 또, 이날 새벽 고유정이 깨어있던 정황 증거도 고씨에게 불리한 증거로 해석했다.

의붓아들 살인 동기와 관련해서는 고유정이 지난해 10월에서 올 2월까지 넉 달 사이에 두 번에 걸쳐 유산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현 남편이 유산한 아이보다 의붓아들을 더 아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고유정이 현 남편에게 보낸 SNS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현 남편을 질타하는 내용이 확인되기도 했다.

검찰은 고유정의 살인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공소 유지를 위해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고 어렵다는 견해를 전하면서도,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고유정의 피의사실을 하나씩 입증해 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기소는 제주지검이 지난달 21일 청주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 18일 만이다. 앞서 청주 상당경찰서와 청주지검은 약물 검사와 디지털 포렌식 등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와 함께 검찰은 오는 18일 결심 공판을 앞둔 고유정의 전남편 살인사건 재판과 병합 심리를 제주지방법원에 신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려면 사건을 병합 진행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병합 여부는 제주지방법원이 18일 전남편 살인사건 제7차 공판 전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의 의붓아들은 친아버지의 고향인 제주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다 아버지와 고유정이 살던 청주를 찾았다가 이틀 만에 사망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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