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를 떠나보낸 과거를 부끄러워 마세요”

국민일보

“엄마, 저를 떠나보낸 과거를 부끄러워 마세요”

1981년 스웨덴으로 입양된 산드라 록미엘씨의 사연

입력 2019-11-07 15:40 수정 2019-11-07 16:16
본인제공, 연합뉴스

“엄마와 제가 닮았을까요.”

산드라 록미엘(한국명 주영옥·38)씨의 글은 이렇게 시작됐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세상 빛을 보자마자 보호소로 넘겨졌고 스웨덴의 한 부부에게 입양됐다.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한평생 품어왔던 말을 전하기 위해 친부모를 찾아 나섰다.

록미엘씨는 7일 아동권리보장원(구 중앙입양권)에 친부모를 찾고 있다는 사연을 전달했다. 그는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가 남긴 기록이 진짜 내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친모를 만나게 된다면 “어머니가 행복하길 바란다” “자식을 멀리 보내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지만 진정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 “어머니의 과거를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라며 이렇게 성장한 내 모습에 자랑스러워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덧붙였다.

본인제공, 연합뉴스

록미엘씨의 입양기록에 따르면 그는 1981년 7월 29일 오전 6시15분 서울 권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3.4㎏의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지만 산부인과 요청에 대한사회복지회 영아일시보호소로 넘겨졌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43세, 어머니는 35세였다. ‘아버지에게 이미 2명의 딸이 있고 생계가 어려워 입양 보내길 요청한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입양 기관 직원이 쓴 소견란에는 “친부모는 법적 부부로 보이지 않는다”고 쓰여있다.

그의 보호소 생활은 4~5개월 정도 이어졌다. 그동안 ‘주영옥’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누가 이 이름을 지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후 같은 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입양됐고 ‘산드라 요한나 영 록미엘’이라는 새 이름으로 살게 됐다.

양부모는 딸이 한국에서 태어났고 그해 스웨덴으로 입양돼 왔다는 사연을 있는 그대로 알려줬다. 그런 양부모의 보호 아래 훌륭하게 자란 록미엘씨는 카롤린스카대 의대를 졸업해 대학병원 의사가 됐다.

친부모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2013년이었다. 그해 8월 방송 출연차 한국을 방문했다. 고국을 떠난 지 32년 만이었다. 그는 “잃어버린 마음의 조각을 찾기 위해 모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록미엘씨는 이후 매년 한국을 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 친부모를 만나지는 못했다. 그는 “(한국인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을 계속 방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의 노력은 단지 출생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과 한국인이 언제나 내 마음속 한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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