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 피해자 30분 방치해 둔 911… 넷플릭스 보느라?

국민일보

총격사건 피해자 30분 방치해 둔 911… 넷플릭스 보느라?

입력 2019-11-08 00:08 수정 2019-11-08 00:08
넷플릭스를 보는데 정신이 팔린 911 직원이 총격 사건 신고가 잘못 처리됐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바람에 경찰 출동이 30분가량 늦어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CNN 자료화면 캡처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 코랄스프링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당시 경찰의 출동이 늦었던 이유가 911 센터에서 빚어진 혼선 때문이었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월 9일 코랄스프링스의 한 주유소를 지나치던 과달루페 에레라의 차량 유리를 총알이 뚫고 들어왔다. 차 앞 유리는 산산이 조각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총알이 간신히 머리를 빗겨 나가 목숨을 건진 피해자는 911 센터에 3차례 신고 전화를 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은 오지 않았다.

에레라는 신고 당시 911 직원에게 “차에서 내려야 하느냐, 아니면 차를 몰고 그냥 가야 하느냐”라거나 “또 총을 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등 잔뜩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이 출동한 건 첫 신고 후 34분이 지나서였다. 에레라는 진작에 사건 현장에서 도망친 상태였다.

조사 결과 출동이 늦어진 이유는 신고전화를 받은 911 직원이 총격 사건이 아닌 일반 사건으로 접수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당시 근무 중인 911 센터의 감독관 줄리 비다우드는 넷플릭스에서 영화 ‘나의 마더’를 시청하느라 사건 접수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조사에서는 또 비다우드가 회사 컴퓨터로 가장 많이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넷플릭스, 훌루, 엑스피니티TV 등 스트리밍 관련 앱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비다우드는 화면에 영화를 띄워놓았을 뿐 총격 신고 당시에는 보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경찰은 그가 감독관으로서 신고 대응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라고 보고 징계를 내렸다. 비다우드는 근무 태만을 이유로 이틀간 무급 정직 처분을 받았고 신고를 직접 받았던 다른 직원 2명은 해고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911 센터 근무 시간 중 동영상 시청을 금지하는 새로운 방침이 만들어졌다. 한편 총격 사건의 용의자는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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