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 야유에 “네, 어른들~” 응수한 25세 정치인

국민일보

기성세대 야유에 “네, 어른들~” 응수한 25세 정치인

입력 2019-11-09 00:05 수정 2019-11-09 00:05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 클로에 스와브릭(25) 의원이 지난 4일 뉴질랜드 의회에서 탄소제로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N방송 웹사이트 캡처

뉴질랜드 25세 청년 의원이 ‘기후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연설 도중 기성세대 의원들의 야유가 나오자 “오케이, 부머”(OK, Boomer)라는 말로 응수해 청년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부머’란 베이비부머 세대를 뜻하는 말로, “오케이, 부머”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잘못되거나 엉뚱한 얘기를 할 때 그냥 알겠다고 무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CNN방송,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 클로에 스와브릭(25) 의원이 지난 4일 뉴질랜드 의회에서 기후위기 법안을 촉구하는 연설로 나이 든 의원에게 야유를 받자 재치 있게 응수해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와브릭 의원은 ‘탄소제로 법안’(The Zero Carbon Bill)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탄소제로 법안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는 연설에서 세계 각국 정상 및 기성 정치인들이 수십년전부터 기후변화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정치적인 흥정으로 방치했다고 지적하면서 “나의 세대 그리고 이어지는 젊은 세대는 그런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50년이면 나는 56세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뉴질랜드의) 52대 의회 의원 평균 나이는 49세다”라고 했다.

이를 듣고 있던 기성세대 의원들은 야유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스와브릭 의원은 바로 “오케이 부머”라는 한 마디로 가볍게 받아넘긴 뒤 태연하게 연설을 이어갔다. 의회는 곧 조용해졌다. 연설을 찍은 영상에는 스와브릭 의원 뒤에 있던 남성 의원이 이를 보고 웃는 모습이 나온다.

“오케이, 부머”라는 말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청년세대들 사이에서 소셜 미디어인 틱톡‘TikTok’ 등을 통해 유행한 적이 있다. 틱톡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조롱하는 동영상이 무수히 올라와있다. 신조어·속어를 소개하는 ‘어반 딕셔너리’는 ‘오케이 부머’를 “베이비부머들이 수십년간 쌓인 잘못된 정보와 무지로 인해 바보 같은 얘기를 할 때, 그게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알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NYT는 ‘오케이 부머’ 현상을 “(베이비부머에) 신물이 난 수백만명의 아이들을 위한 외침”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는 이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후드티도 판매되고 있다.

스와브릭 의원은 페이스북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언에 화가 난 것 같다고 썼다. 그는 “오늘 나는 우리 세대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한다는 이유로 야유를 퍼붓는 사람들에게 재빨리 간단명료하고 완벽한 대응을 하는 것은 누군가(기성세대)를 미치게 만든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 의회TV는 스와브릭의 발언 속기를 제대로 쓰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의회TV는 “OK, Berma”로 기록했다가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CNN은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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