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중도’ 블룸버그 美대선 레이스 합류…극좌 워렌 견제?

국민일보

‘온건 중도’ 블룸버그 美대선 레이스 합류…극좌 워렌 견제?

트럼프는 조롱…“많은 돈 쓰고 실패할 것“

입력 2019-11-09 16:14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미디어기업 블룸버그통신 사주인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뒤늦게 내년 미 대선 레이스에 합류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조사 돌입’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음에도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본선 대결에서 필승을 장담할 수 있는 확실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자 ‘온건 중도파의 거물’이 직접 대선에 뛰어든 것이다.

블룸버그는 경선 신청 마감 날인 8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관리위원회에 대선 경선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전히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이나 다수의 미 언론들은 “블룸버그가 대권 도전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경선의 선두 주자인 온건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불만과 극좌 성향으로 분류되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의 급부상에 대한 우려가 블룸버그의 결정에 부채질을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사실 올해 초에도 민주당 경선 출마를 고려했다가 경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로 지난 3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이 절대 강자 없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급진적 성향의 워렌 의원이 점차 상승세를 보이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비슷한 온건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가까스로 선두를 유지하며 치고 나가지 못하고, 당내에서 대세로 떠오른 워렌 의원의 경우 급진적인 공약 탓에 본선에서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본인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진보 개혁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면 표의 흐름은 다르게 나타난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경합 주 6곳의 표심을 조사한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핵심 격전지의 민주당 지지층은 온건 성향의 후보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블룸버그가 자신의 목표대로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며 기존 주자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과 당내 진보 그룹의 입김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민주당에서 온건 성향의 블룸버그가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의 출마 소식에 대해 “그는 많은 돈을 쓰고 실패할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블룸버그를 ‘리틀 마이클’이라고 조롱하며 “그에게는 잘 해낼 마법이 없고, 잘 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틀 마이클보다 더 본선에서 붙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경쟁우위를 자신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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