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코스프레’ 러 교수 배낭서 발견된 39세 연하 연인의 팔

국민일보

‘나폴레옹 코스프레’ 러 교수 배낭서 발견된 39세 연하 연인의 팔

만취 상태로 토막낸 시신 유기하다 강에 빠져…구조 후 체포

입력 2019-11-11 04:01
나폴레옹 시대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올렉 소콜로프 교수

나폴레옹 연구의 권위자인 러시아 역사학자가 서른아홉 살 연하의 연인이자 자신의 제자였던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해 러시아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 교수는 토막낸 시신을 강에 유기하려다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프랑스 역사를 가르치는 올렉 소콜로프(63) 교수가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소콜로프 교수는 전날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자택 근처 모이카강에 토막낸 연인의 시신을 버리려다 강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얼어붙은 강에서 구출된 그의 배낭에서 연인 아나스타샤 예슈첸코(24)의 팔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소콜로프 교수의 자택에서 목이 잘린 예슈첸코의 시신과 피로 얼룩진 톱을 발견했다. 소콜로프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예슈첸코와 말다툼을 벌이다 그를 총으로 쏴 죽였고 이후 톱으로 시신을 토막 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슈첸코 역시 프랑스 역사 전공자로 소콜로프 교수와 여러 저작들을 공동 집필한 애제자였다.

소콜로프 교수는 시신 유기를 마친 뒤 나폴레옹 복장을 한 채 러시아 황실 시대의 가장 유명한 유적지인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에서 자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나폴레옹 시대 복장으로 분장하는 것을 즐겼고, 프랑스 황제와 장군들을 흉내내곤 했다. 자신을 ‘경’(Sire)으로 불러주길 바랐으며 자신의 애인을 ‘조세핀’(나폴레옹의 부인)이라고 불렀다. 때때로 프랑스어로 소리를 질러 주변인들로부터 괴짜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그가 지난 2008년에도 또다른 여성을 때리고 죽이겠다고 위협했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저명한 나폴레옹 연구자로 명성을 얻고 프랑스 정부가 민간인에게 서훈하는 최고 훈장인 ‘레종 도뇌르’를 받기도 했던 교수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대학 사회는 경악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료는 AFP통신에 “그야말로 괴물 같은 일”이라며 “소콜로프 교수는 자신의 일에는 헌신했지만 정서적으로 불안정했고 알코올 중독이었다”고 털어놨다. 소콜로프 교수가 오랫동안 폭력적인 행동으로 악명을 떨쳤지만 대학 당국이 이로 인한 불만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다수 제기됐다.

소콜로프 교수의 변호인은 “그가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콜로프 교수는 현재 저체온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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