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상대로 한 경찰의 11억 손배소, 정당성 결여”

국민일보

“쌍용차 노조 상대로 한 경찰의 11억 손배소, 정당성 결여”

인권위, 대법원에 의견제출 예정 “노조 상대로 한 국가 손배소, 노동권 위축”

입력 2019-11-11 18:30
국가인권위원회가 쌍용차 파업 농성자들에 대한 국가의 11억여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정당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는 11일 제20차 전원위원회를 열었다. 회의에서 “정당방위나 정당행위 성립여부, 과실상계 법리의 폭넓은 적용과 공동불법행위 법리의 엄격한 적용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을 대법원에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의 의견 표명은 쌍용차 노조 파업 사건과 관련된 것이다. 대법원은 경찰이 2009년 쌍용차 노조 파업 농성 진압에 투입됐던 헬기와 기중기가 파손됐다며 쌍용차 조합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심리 중이다.

1심 법원은 2013년 노조가 14억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15년 2심은 배상금 액수를 11억6760만원으로 소폭 낮췄다.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해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지난해 8월 파업 농성 당시 경찰 진압이 위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제기한 국가 손배소와 가압류를 취하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다.

경찰은 권고에 따라 쌍용차 노조원들에 대한 가압류를 해제하고 지난 7월 인권침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다만 손배소를 취하하지는 않았다.

인권위는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당시 쌍용차 노조는 불법적인 쟁의행위를 시도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응방안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많은 근로자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 국가가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게을리 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경찰 진압이 위법했다는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를 인용해 “경찰이 강제진압을 통해 근로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노조에 가압류를 수반한 거액의 손배소를 제기하는 행위는 정당성이 상당히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쟁의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문제와는 별개로 이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계속된다면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이 후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늦게라도 인권위가 국민과 노동자들 입장에 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10년간의 국가 손배 소송의 수갑을 이제라도 철회해 가족들이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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