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주식대박’ 향한 과도한 욕망…공소장의 ‘강남 엄마’ 정경심

국민일보

‘자식농사’, ‘주식대박’ 향한 과도한 욕망…공소장의 ‘강남 엄마’ 정경심

딸 의전원 입학 위해 허위 스펙 확인서 직접 작성…남편 청와대 근무하는데도 차명계좌로 주식거래 790차례

입력 2019-11-12 04:06 수정 2019-11-12 04:24
“허위 스펙을 만들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도록 하는 한편, 향후 대학 등 상급학교 진학 시 이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이다. 11일 국회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딸의 입시를 위해 어머니가 스펙을 조작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정 교수는 자신이 교수로 있는 동양대의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하고 남편이 소속된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딸의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키스트) 스펙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니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및 미공개정보 이용) 등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후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9.10.23. 뉴시스

모든 것은 딸을 의사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정 교수의 범행은 딸이 2013년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에서 낙방한 뒤 더 과감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차의과대학 입시에 정 교수가 임의로 만든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 센터장 명의의 봉사 확인서가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 교수는 이때 딸을 위해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하기로 했다. 2013년 6월 아들의 동양대 총장 명의 상장을 스캔한 뒤 직인 부분만을 오려내 딸의 봉사 표창장을 만들어냈다. 딸은 위조된 표창장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서울대 의전원, 부산대 의전원 입시 스펙으로 활용했다. 그는 결국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했다.

정 교수는 또 딸과 그의 한영외고 동기 장모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처럼 허위 확인서를 만들었다. 2009년 5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개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 학술회의를 위해 활동한 적이 없는데도 학술회의 기간에 인턴으로 활동했다고 기재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동북아시아 사형제도’ 학술회의에서 좌장과 발표를 맡았다.

정 교수는 2013년 3월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에서 딸이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내용의 허위 확인서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에는 공주대 교수인 대학 동기에게 부탁해 2년의 활동기간이 적힌 딸의 체험활동 확인서를 발급 받았다. 딸은 집에서 선인장 등 식물을 키우면서 생육일기를 쓰는 한편, 공주대 연구소에 수차례 방문해 수초 접시에 물을 갈아주는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딸과 함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수시전형에 활용할 스펙의 내용과 범위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자기소개서 경력 항목을 허위 작성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딸 조모씨는 입시부정 혐의의 공범으로 정 교수 공소장에 적시돼있다.

정 교수는 자산 증식에도 힘을 기울였다. 방식은 ‘주식 대박’이었다. 정 교수는 그 과정에서 남편의 5촌 조카 조범동으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취득했다. 2017년 7월 4일부터 지난 9월 30일까지 790차례에 걸쳐 주식투자 등 금융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지인 3명 명의의 차명계좌 6개를 투자에 이용했다. 동생 정모씨가 보유한 증권 계좌 3개와 심지어 단골 헤어숍 디자이너의 계좌,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지인 명의 계좌도 쓰였다. 이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2019년10월08일 과천=윤성호기자 cybercoc@kmib.co.kr>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찰개혁방안을 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정 교수가 차명 계좌를 사용한 것은 남편인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접 주식투자를 못하게 되자 차명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 8월 9일 이후에도 23차례 차명 거래를 했다. 차명 계좌를 이용한 금융거래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9월 30일까지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이날 정 교수를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횡령, 허위작성공문서행사 등 14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도 범죄 혐의에 연루됐다고 보고 이르면 이번주 그를 소환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은 정 교수의 공소장에 조 전 장관의 이름도 적시했다. 다만 향후 수사를 고려해 연루 정황을 공소장에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적시한 범죄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 측은 영장실질심사 때에도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이 과장됐고 왜곡됐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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