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장학금’ ‘아내 주식’…두 갈래 금품 모두 ‘조국 뇌물’ 가능성

국민일보

‘딸 장학금’ ‘아내 주식’…두 갈래 금품 모두 ‘조국 뇌물’ 가능성

입력 2019-11-12 16:17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닿은 두 갈래의 금품과 관련해 뇌물 해당 여부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딸이 이례적으로 지급받은 ‘면학 장학금’이 결국 조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부정한 대가였는지, 조 전 장관의 아내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취득한 주식이 조 전 장관도 인지한 저가 매수였는지 살피는 것이다.

법조계는 두 갈래의 금품 모두에서 조 전 장관의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장학금을 놓고서는 “독립하지 않은 자녀에 대한 장학금은 부모의 학비를 경감시켜준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국정농단 사태를 지나면서 뇌물죄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경제공동체’인 부부였기 때문에 배우자의 저가 취득 주식이 곧 공직자의 직접 뇌물이 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 11일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을 불러 조사했고, 최근 노 원장과 관련해 추가 압수수색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노 원장은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로 있으면서 2016년부터 6학기동안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는 조씨가 2015년 1학기 3과목, 지난해 2학기 1과목을 낙제해 2차례 유급됐지만 ‘면학 장학금’을 줬다고 밝혀 사회적 논란을 낳았다.

검찰은 노 원장을 상대로 장학금과 관련한 조 전 장관과의 연락, 만남 여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7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는데, 이후에도 조씨는 장학금을 받았다. 검찰은 노 원장의 부산의료원장 내정과 임명 과정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개입이 있었는지, 즉 장학금에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규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가성이 입증되면 조 전 장관에게는 뇌물수수 혐의가, 노 원장에게는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된다.


법조계에서는 장학금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나뉘는 편이다. 다만 분명한 돈의 흐름이 파악된 만큼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직무관련성을 확인하는 수순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민정수석이 부산시의 의료원장 임명 과정에 인사검증을 했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검찰이 앞서 오거돈 부산시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것도 직권남용이나 뇌물 여부를 확인하려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검찰이 뇌물죄 적용을 결정한다면 ‘주요 메뉴’는 WFM 주식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장학금에 비해 액수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11일 정 교수를 기소하면서 WFM 주식 차명 매수와 관련한 부당이득을 2억8083만여원이라고 적시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지난해 1월 우모 대표의 유니퀀텀홀딩스로부터 주당 5000원에 취득한 12만주의 주가가 그 다음 달 9일 주당 7200원까지 오른 데 주목, 이를 모두 미실현이익으로 계산했다.


결국 검찰 수사의 포인트는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주식 매수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다. 검찰은 앞서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매수 시기에 수천만원을 직접 송금한 정황을 포착했다. 법관 출신 변호사는 “내역도 모르고 거액을 송금했겠느냐”며 “조 전 장관이 알고 돈을 보냈다면 제3자 뇌물도 아닌 직접 뇌물이며, 이때 검찰로서는 ‘부정한 청탁’ 여부를 입증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허경구 구승은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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