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돈 받아 고가 아파트 구매…30대 이하 ‘금수저’ 집중 조사한다

국민일보

부모 돈 받아 고가 아파트 구매…30대 이하 ‘금수저’ 집중 조사한다

국세청, 224명 대상 전국 동시 세무조사 착수

입력 2019-11-12 16:50 수정 2019-11-12 16:51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5년간 전체 소득이 1억원이 채 안 되는데도 소득의 수십 배가 되는 수도권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A씨는 이 무렵 고급 외제차를 사고 신용카드로 사치품을 구입하는 등 수십억원 상당의 돈을 썼다. 세무 당국이 자금 출처를 조사해 보니 A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아버지로부터 현금 수억원을 증여받아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처럼 최근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자금을 ‘편법 증여’ 받아 고가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나선다. 국세청은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고가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 취득자, 고액 전세입자 등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탈세 혐의자 224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현행법상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금액이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을 넘으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고가의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증여를 받고도 세금을 내지 않고 부동산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과세 당국의 판단이다.


국세청은 특히 30·40대의 고가 아파트 취득이 많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 가운데 30대와 40대 비중이 각각 28.3%, 28.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 거래에서도 고액 거래가 부쩍 늘어나면서 증여세 탈루 의혹이 짙어진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억원 이상 고액 전세거래는 2015년 0.49%에서 지난해 1.13%로 늘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30대 이하는 대다수가 사회초년생으로 자산형성 초기인 경우가 많아 취득 자금이 불명확한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집중 검증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 224명 중 73.7%에 해당하는 165명이 30대 이하다. 국세청이 적발한 탈세 혐의자 중에서는 주택 두 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로부터 자금을 편법 증여받은 세살박이 유아도 포함됐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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