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못 빼” 화순 ‘국화축제’가 ‘주차축제’됐다는 사연에 응징한 네티즌

국민일보

“차 못 빼” 화순 ‘국화축제’가 ‘주차축제’됐다는 사연에 응징한 네티즌

입력 2019-11-13 06:42 수정 2019-11-13 06:43
보배드림 캡처

전남 화순군에서 열린 국화축제에 갔다가 주차문제로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고발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현장을 찾아가 단체행동을 해 결국 사과를 받아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적반하장 부부 때문에 하루 동안 차를 못 빼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화순 국화축제를 갔다 벌어진 일”이라며 “근처 동네 주차장에 주차하고 축제 구경을 한 뒤 저녁 6시쯤 돌아와 져 보니 이렇게 주차가 돼 있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엔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이 주차장 안쪽에 주차된 다른 차량을 막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글쓴이는 “나는 (소나타) 뉴라이즈 차주고 앞에 산타페 차주에게 빼달라고 전화를 하려고 보니 차에 전화번호가 없었다”며 “별수 없이 기다리는데 마침 사진에 보이는 집 안에서 학생이 나와 자기 아빠의 차라고 해 전화 연결을 부탁했고 자긴 10시쯤 집에 돌아온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별수 없이 기다리다 밤 10시에 다시 갔다”고 한 차주는 “다시 학생이 나오더니 전화 연결을 해줬다. 그런데 화를 내면서 하는 말이 ‘내 집 앞에 주차해놓고 왜 빼라 마라느냐’라고 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사진으로는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여긴 개인 주차장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오른쪽으로 쭉 주차장이다”라고 한 글쓴이는 “자기 집과 가깝다고 여기 주차장이 자기 것은 아니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대문 앞에 딱 가까이 주차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4시간을 기다린 사람에게 ‘내 집 앞에 내가 주차했는데 무슨 상관이냐. 오늘 집에 못 갈 것 같다. 못 빼준다’라는 거다. 이건 아니다 싶어 경찰을 불렀다”고 한 글쓴이는 “경찰이 학생에게 ‘집에 혹시 보조키 없냐. 차를 이동 주차 해주겠다’고 하셨다. 학생은 집에 보조키가 있을 거라며 자기가 보조키를 꺼내왔고 경찰이 그래도 남의 차량인데 허락은 받아야 하므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고 설명한 뒤 녹음된 통화 내용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엔 여성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애들밖에 없는 집에서 뭐하는 거냐”고 한 여성에게 경찰이 “이분들(글쓴이) 피해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여성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남의 보조키 갖다가 뭐하는 거냐”고 되레 화를 냈다.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iXI79C8ojNs)

경찰은 “아드님이 자동차 열쇠가 있다고 하니 말씀을 드리는 거다”라고 말했고 여성은 “안된다. 차에 손대지 말라. 절대! 경찰관님은 남의 차 운전해도 되냐?”고 했다. 글쓴이는 추가 글을 통해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 뒤 다음날 차를 찾으러 갔으나 이번엔 산타페 대신 스파크가 주차돼 있었다며 인증 사진을 공개했다.

보배드림 캡처

공개된 사진엔 산타페와 같은 위치로 스파크가 서 있었다. “때마침 집으로 들어가던 아이를 만나 엄마 차냐고 묻자 맞다고 했다”고 한 글쓴이는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움직여 뺐다. 그냥 넘어가선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주 중에 경찰서에서 사건을 접수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분개한 커뮤니티 회원들은 문제의 집으로 찾아가 해당 차주들의 차량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똑같이 가로막고 주차했다. 또 일부 네티즌은 글쓴이가 게시한 사진을 바탕으로 불법건축물과 대수선위반 등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배드림 캡처

글쓴이가 곤란을 겪게 된 이유가 화순군청에서 주차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화순군청 홈페이지에도 항의 글이 쏟아지면서 한때 트래픽 초과로 접속 불가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주차장을 막은 산타페 차주는 보배드림에 “일부러 막고 간 것은 아니다. 보조키가 있으면 본인이 차를 이동한다고 해서 그건 아닌 것 같아 차키가 없다고 했고 아이가 경찰관이 엄마 차키를 달라고 해서 준다고 해 아이 엄마가 화가 나서 안 된다고 소리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저의 집 앞에 수많은 분이 방문하고 아이 엄마에게 협박하는 분도 있었다”며 “잘못한 것은 맞지만 너무 저희만 욕하지 말아달라”고 항변했다. 이에 보배드림 회원은 “낮부터 현장이 있었지만 협박은 없었다. 있었다면 세워놓은 내 차 블랙박스에 분명 찍혔을 것이다. 사과하려면 제대로 해라”며 반박했다.

차를 빼지 못한 차주도 “아저씨와 통화했는데 녹음을 못 해 공개를 못 했을 뿐 아줌마와 비슷했다”며 “아이에게 보조키 달라고 한 적 없다. 중학생 아이가 미안한지 택시비를 준다고 하길래 거절하고 왔다”며 반박 글을 올렸다.

결국, 스파크 차주는 보배드림에 “11월 9일 10시경 주차문제로 경찰관과 피해자께 화를 내며 고성을 지른 피해를 준 사실이 있다. 실제 상황과 다르게 알려진 사실은 없다.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주차문제를 안 일으키고 반성하며 살겠다. 피해자와 경찰서 가서 정식으로 사과하겠다”며 사과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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