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공연티켓 하늘 별따기 이유는…“매크로로 돌렸다”

국민일보

아이돌 공연티켓 하늘 별따기 이유는…“매크로로 돌렸다”

암표상들, 매크로로 싹쓸이…“총책 7억 벌어들여”

입력 2019-11-14 15:31 수정 2019-11-14 15:34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돌 공연 티켓을 싹쓸이로 사들인 뒤 암표를 판매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매크로를 악용해 암표를 팔아넘긴 일당이 대거 검거된 건 처음이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온라인에서 아이돌 그룹의 공연 및 팬 미팅 티켓을 구매하고, 원가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판매한 일당 22명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 중 조직 총책 A씨(29)와 매크로 제작자 B씨(29)를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일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판매 일당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3년여간 아이돌 공연과 팬 미팅 암표 9137장을 중고거래사이트 등에서 판매해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타인 명의 아이디 2000여개를 통해 표를 대량 구매하고, 원가의 최대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표를 팔았다. 표를 구매하는 데 사용된 아이디는 10만원 안팎으로 약 1년 동안 대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13만원에 사들인 유명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15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총책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7억원 정도”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7월 한 온라인 쇼핑몰의 아이돌 공연 티켓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2652장이 142곳으로 배송된 정황을 파악한 뒤 내사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한 곳에 티겟이 10매 이상 배송되는 등 정상적인 구매 활동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일당은 판매책을 국내와 해외에 별도로 두고, 운반책과 자금관리자도 지정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티켓을 구매하기 위한 투자담당자도 따로 있었다. 이들의 관계는 지인이나 가족 등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다른 공범도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수사 중이다.

경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판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합동 대응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문체부에 암표 판매 관련 신고 창구를 마련하고 이에 대한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는 시스템이다. 경찰은 “온라인 암표 관련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제도는 미비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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