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용, 10월 극비 방미…‘지소미아’ 이견 못 좁혔다

국민일보

[단독] 정의용, 10월 극비 방미…‘지소미아’ 이견 못 좁혔다

입력 2019-11-15 09:51 수정 2019-11-15 10:02
정의용 실장, 워싱턴서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비밀 회동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한·미 물밑대화, 빈손으로 끝나
美, ‘정의용·오브라이언’ 극비회동 결렬 이후 韓에 고강도 압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0월 중순,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이견만 재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정의용 실장은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선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지소미아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양국 최고 외교참모들을 통해 물밑대화를 진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극비 회동이 사실상 결렬되자 미국은 한국에 대한 압력을 최고조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과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회동에서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 대북정책 조율 문제 등도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방문을 수행했던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뉴욕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4일(현지시간) “정 실장이 극비리에 워싱턴을 방문해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한·미 양측이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한·미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상대방에게 이해를 요구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극비회동을 한·미 중 어느 측이 먼저 제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의 방미 여부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극비회동이 사실상 결렬되자 한국에 대한 압력을 최고조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국무부 관계자들이 한국에 총출동해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방한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1차 안보협의회(SCM)도 참석한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도 지난 주 한국을 다녀갔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 여부와 관련해 일본의 태도 변화와 한·일 관계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소미아가 효력을 상실하는 23일 0시까지 한·일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한·일 관계보다는 북한과 중국 견제라는 안보적 목적에 따라 한국에 일방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미가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극적인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미 고위급 대화가 막판에 재가동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한·미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최종 결정할 경우 한·미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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