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바이든에 “집권 환장한 늙다리”…트럼프 엄호

국민일보

北, 바이든에 “집권 환장한 늙다리”…트럼프 엄호

입력 2019-11-15 11:36 수정 2019-11-15 20:29
전날 북·미협상 재개의사…“한·미훈련 조정” 발언도 긍정평가
한국엔 “철면피, 금강산 개발 끼어들 자리 없다”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온천관광지구에서 찍은 이 사진에는 그의 말을 수첩에 받아 적는 노동당 간부(왼쪽)의 모습도 노출됐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연일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엄호하듯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말폭탄을 쏟아 내기도 했다. 반변 한국 정부를 향해선 ‘철면피’라는 표현을 쓰며 “금강산 관광 개발에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비난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무슨 할 말이 있고 무슨 체면이 있으며 이제 와서 두 손을 비벼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특히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한국을 배제할 것이라는 의사를 거듭 드러냈다. 통신은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 앞에, 후대들 앞에 우리가 주인이 되어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여기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무서워 10여년 동안이나 금강산관광 시설들을 방치해두고 나앉아있던 남조선 당국이 철거 불똥이 발등에 떨어져서야 화들짝 놀라 금강산의 구석 한 모퉁이에라도 다시 발을 붙이게 해달라, 관광 재개에도 끼워달라고 청탁하고 있으니 가련하다 해야 하겠는가 아니면 철면피하다 해야 하겠는가”라고도 지적했다. 대북제재 문제로 남북 경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한국 정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김연철(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를 찾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인사를 하는 모습. 김 장관은 현 회장을 만나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해 “정부는 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해결이라는 원칙 아래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밤 내보낸 ‘미친 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친 개’라고 부르며 막말을 퍼부었다. 통신은 “얼마 전에 우리의 최고존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을 모독하는 망발을 또다시 줴쳐댔다”며 “미친 개 한마리가 또 발작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선 과정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TV용으로 만들어진 것”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평가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과 관련한 비판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다.


통신은 두 차례 대선 도전에서 실패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집권욕에 환장이 된 늙다리 미치광이”라고도 했다. 이어 “저승에 갈 때가 된 것”이라며 “미친개를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 이것은 미국에도 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의 미 대선 후보군 중 선두권에 있는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에 위협적인 그를 향해 악담을 한 셈이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날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담화를 통해 최근 협상 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부터 다음 달 협상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담화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으며 조·미(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에스퍼 장관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을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