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육덕’, 사회적 평가 저하 표현 아냐”

국민일보

법원 “‘육덕’, 사회적 평가 저하 표현 아냐”

모욕 혐의 기소된 일베 회원에 무죄 선고

입력 2019-11-16 15:41 수정 2019-11-16 19:12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시스

인터넷에 올라온 여성 모델의 사진을 놓고 “육덕이다”는 댓글을 단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일베 회원 박모(38)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일베 게시판에 올라온 피트니스 여성 모델 A씨 사진에 대해 “6(육)덕이다. 꼽고 싶다”는 댓글을 올렸다가 모욕 혐의로 벌금 70만원에 약식기소 됐다. 법원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 박씨를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꼽고 싶다’라는 표현이 A씨를 피트니스 모델 중 손에 꼽을 정로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판사는 “육덕(肉德)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살이 많아 덕스러운 모양’인데, ‘여성이 풍만하다거나 성적 매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가 후자의 의미로 사용했다고 해도 이는 A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표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이어 “박씨는 과거 노출이 없는 여배우 사진에 ‘둘 중 누굴 꼽냐’고 댓글을 단 적 있고, 맞춤법을 혼동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박씨가 ‘꼽고 싶다’를 성관계 의미로 표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 판사는 그러면서 “박씨가 성관계 의미로 표현했다고 가정해도 이는 A씨 외모 등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 상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통신망 법률의 ‘음란한 문언’에 해당하는지는 변론으로 하고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판단이나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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