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으로 아들 집 인테리어 바꾸고 펜션 구입한 신한대 전 총장

국민일보

등록금으로 아들 집 인테리어 바꾸고 펜션 구입한 신한대 전 총장

신한대 등록금은 전국 4년제 대학 중 3위

입력 2019-11-17 11:29
신한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김병옥(88) 신한대 전 총장이 교비로 아들 집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차명으로 펜션까지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안에 있는 연구시설 중 일부를 아들 부부의 사택으로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사택 공사비를 등록금에서 사용한 것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17일 법원과 신한대 등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2015년 대학 안에 있는 교육 연구시설인 국제관 5층을 사택으로 만들어 아들 부부가 살게 했다. 이후 총무인사팀과 재무회계팀 직원에게 사택 이용에 문제가 없어 보이도록 하는 내용으로 공문을 작성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입학금과 수업료 등 교비를 마음대로 사용해 교육 기반 유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김 전 총장은 국회의원을 지낸 강성종 현 총장의 어머니로, 재직 시절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포함해 교비 23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신한대는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등록금이 세 번째로 비싸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신한대 등록금은 연 866만3900원으로 한국산업기술대와 연세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렇게 모인 교비로 김 전 총장은 인천 강화군에 있는 10억원짜리 펜션과 7억원짜리 펜션을 차명으로 구입하고, 법인에 부과된 세금과 융자금 이자를 내는 등 마음대로 사용했다. 더욱이 아들 부부의 사택을 꾸미면서 공사비 5000만원을 학생들이 낸 등록금과 동일한 교비 회계에서 임의로 사용했다.

김 전 총장의 아들 부부가 사택으로 사용했던 국제관은 캠퍼스 외곽에 있어 학생과 교직원의 발길이 뜸한 데다 나무로 둘러싸여 경치가 좋다. 김 전 총장은 이 같은 조건을 이용해 아들 부부에게 사택을 제공한 셈이다. 사택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기관장 공관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사용 방식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이에 검찰은 총 23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김 전 총장을 기소했고, 재판부는 지난 8일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김 전 총장을 법정 구속했다.

김 전 총장 측은 “교비 전용에는 불법 영득 의사가 없었고, 인테리어 공사비와 펜션 구입은 정당한 교비 지출이어서 횡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펜션을 학교 교육에 직접 필요한 시설로 볼 수 없다”며 “학생들의 입학금, 수업료, 입학수험료 등 교비를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해 교육 기반 유지에 악영향을 미쳐 그 불법 정도가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시했다.

김 전 총장은 범행 이후 세금과 이자, 인테리어 공사비 등 교비 6억원을 보전했다. 그러나 차명으로 산 펜션은 소유권만 이전해 놓은 상태다.

다만 김 전 총장의 아들 부부가 살던 국제관 5층은 현재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고 있다. 신한대 관계자는 “교육 연구시설은 사택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국제관은 세미나나 연수 참가자들의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대는 2013년 의정부에 있는 2∼3년제였던 신흥대가 동두천에 있는 4년제 한북대와 통폐합해 교육부로부터 4년제 승격을 승인받은 신생 대학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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