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살려주세요” 비명에 육군 장병들 한몸처럼 움직였다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살려주세요” 비명에 육군 장병들 한몸처럼 움직였다

입력 2019-11-18 15:12
강남욱 일병(왼쪽)과 대대장 박종남 소령(오른쪽)의 모습. 연합뉴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사람 살려 주세요”라는 외침을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동공이 확장되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당황해서 두리번거리다 무엇을 해야할까 발을 동동 구르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비상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한 육군 장병들이 있습니다.

18일 육군 72사단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예하 전차대대 장병들은 평소처럼 경기도 고양시 공릉천변 일대로 체력단련을 나섰습니다.

그때 “사람 살려 주세요”라는 외침이 들렸습니다. 대대장 박종남(45) 소령과 장병 30여명은 소리 나는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현장에는 이모(68·남)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호흡은 있었으나 경련이 계속되는 응급 상황이었습니다.

전차대대 간부들은 즉시 119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퇴근길 교통 체증으로 구급차는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응급환자를 지휘 차량으로 이동시켰습니다. 대대장 박 소령은 직접 차를 운전했으며 다른 장병들은 응급실과 연락을 유지하며 환자의 상태를 돌봤습니다.

이들은 차량의 사이렌과 앰프 방송으로 퇴근길을 뚫고 골든타임 안에 일산 국립암센터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뇌출혈 증상으로 쓰러졌던 이씨는 장병들의 응급조치 덕분에 현재 의식을 찾고 재활치료 중입니다.

박 소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군인의 당연한 사명”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환자 이씨의 아들은 “2002년에 72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인연이 있는데, 아버지 생명의 은인까지 되어준 사단에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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