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도 ‘안아키’… “이 시대 의인” 댓글받는 유튜버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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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도 ‘안아키’… “이 시대 의인” 댓글받는 유튜버 정체

입력 2019-11-18 15:23 수정 2019-11-18 15:26
유튜브 ‘김효진의 한방치료실’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과거 온라인 육아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를 운영하며 아동학대 논란을 빚었던 한의사 김효진씨가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자신만의 민간요법을 회원들에게 권유했던 그는 여기서도 “약을 쓰지 말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씨는 ‘김효진의 한방치료실’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지난 9월 29일 개설했다. 이후 지난달 22일 ‘한방치료의 이해’라는 제목의 첫 번째 영상을 올린 뒤 꾸준히 게시물을 작성하고 있다.

모든 영상은 김씨가 환자들을 진찰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앞에 앉은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털어놓으며 김씨와 대화하는 식으로 영상이 진행된다. 보통 진료 시간은 수십분이지만 유튜브에는 일부분이 편집돼 4~15분 분량으로 공개됐다.

유튜브 ‘김효진의 한방치료실’ 캡처

“이상한 약 먹은 적 없나… 세균 없애는 건 목적 아냐” 주장

김씨는 ‘안아키’ 활동 당시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약을 쓰지 말라”며 자신이 개발한 민간요법을 권유했었다. 그는 최근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도 같은 취지의 상담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침 치료나 한방 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이유를 찾으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게시한 ‘비타민 고용량 요법의 효과와 부작용’이라는 영상에서 “비타민C 고용량을 계속 쓰면 몸에 탈이 난다. 영양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나는 보약 지으러 오는 사람한테 ‘밥부터 잘 드시라’고 말한다”고 했다.

전날 올린 ‘건선, 약독, 스테로이드 부작용’ 영상에서는 건선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건선이 아니라 약독”이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약을 잘못 처치해서 발생한 일종의 인재(人災)에 해당한다”라며 “독한 약을 썼다든지, 이상한 치료를 받은 적 없느냐”고 반복해 물었다.

지난 12일 공개된 약물 오남용 관련 영상을 통해서는 “병 치료라는 것은 세균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씨는 “(내가) 아이 엄마들에게 이야기해주고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의료를 가르치자는 게 아니라 생리를 이해하자는 것”이라며 “그래야 과잉 의료로 인해 생리가 망가지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멸균만 해서 살아날 것 같으면 항생제 통 안에 집어넣어서 멸균될 때까지 놔뒀다 꺼내면 된다”며 “(하지만) 그래서 회복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유튜브 ‘김효진의 한방치료실’ 캡처

의학계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진단” 비난

김씨의 진료 영상이 공개되자 의료학계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씨가 잘못된 정보를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이어 유튜브로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가 가장 처음 올린 영상 속 혈액암 관련 상담이 그 예다.

김씨는 “스트레스나 과로, 속앓이 같은 것들이 병의 원인”이라며 “질병의 원인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는 지난 15일 공동 보도문을 내고 강한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김씨가 주장한 이유는 백혈병의 원인이 아니며 근거 없는 잘못된 내용”이라며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김씨가 최근 학문의 발전을 알지 못한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생후 12개월이 채 안 된 어린아이도 영아백혈병에 걸릴 수 있고 출생 시부터 백혈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도 있는데, 이런 환자가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에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할 것이냐”며 “현재 백혈병 치료법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며, 치료가 잘 안 되는 난치성 백혈병이거나 재발이 되었을 때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을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근거 없는 김씨의 말은 지금도 아픈 이들을 간병하며 고통스러워하는 가족과 환자들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해 적절한 치료를 방해한다”며 “소아암 및 혈액암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지이므로 혹시 이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지연했다면 재발과 악화가 유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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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 원장님이시죠?” “진짜 의인” 응원 댓글 등장

김씨의 유튜브 구독자는 18일 기준 1230명 정도다. 누적 조회수는 3만7700여회다. 일부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안아키’ 활동을 언급하며 김씨를 향한 응원 글을 남기고 있다.

유튜브 ‘김효진의 한방치료실’ 캡처

한 시청자는 “(김씨를) 비난하는 분들도 강의를 듣고 나면 이해를 달리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김씨의 상담 내용이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또 “환자와 원인을 찾기 위해 끝까지 대화하는 의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최고의 정보다. 이 시대의 의인이다” 등의 반응이 달리기도 했다. 육아 중인 것으로 보이는 시청자들은 아이가 현재 겪고 있는 증상을 댓글로 남기며 해결법을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김씨가 운영한 ‘안아키’는 2013년 4월 개설된 뒤 6만여명의 회원이 활동했었다. 당시 그는 근거 없는 민간요법을 회원들에게 제안해 논란을 만들었다. 화상을 입은 아이에게 “응급조치는 40도 정도의 뜨거운 물로 해야한다”며 온수욕을 제안했고, 항생제 부작용이 있는 영아에게 숯가루를 먹이라고 조언하는 식이었다.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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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아토피를 앓는 아이는 햇볕을 쪼이고 소금물로 씻겨라” “독소를 포함한 백신은 위험하니 홍역 등은 예방접종을 하지 말라” 등의 터무니없는 진단을 했다. 또 수두에 걸린 아이와 함께 놀게 하는 ‘수두 파티’를 개최한 적도 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한 약 480여개와 개당 3만원의 한방 소화제 등을 카페에서 판매했다.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이다. 김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1647만원 상당의 금전적 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재판을 받게 된 김씨는 “내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법원은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2017년 김씨에 대한 회원 권리를 2년간 정지시켰다. 이 징계는 지난 6월 만료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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