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찾아 세계를 돌아다닌 과학자, 집 뒷마당서 신종 발견

국민일보

개미 찾아 세계를 돌아다닌 과학자, 집 뒷마당서 신종 발견

입력 2019-11-20 00:10
반평생 미지의 개미를 찾아 전 세계를 누빈 롱기노 교수. 미국 위키피디아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에 이보다 더 잘 들어맞는 상황이 있을까. 반평생 미지의 개미를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한 과학자가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

지난 13일 사이언스데일리 등 과학 전문 매체들은 미국 유타대학에 재직 중인 잭 롱기노 생물학과 교수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롱기노 교수는 수십 년 동안 개미를 조사하기 위해 호주, 멕시코, 콜롬비아, 모잠비크, 우간다 등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 결과 지금까지 총 200종에 달하는 새로운 개미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대부분의 새로운 개미는 중미의 오지에서 찾아냈다.

이런 유별난 관찰력이 오지가 아닌 집에서도 작동했던 모양이다. 지난 8월의 어느 날 해가 다 질 때쯤 마당에서 산책하던 롱기노 교수의 시선이 땅속에서 나와 이동하는 개미 4마리에 꽂혔다. 무엇인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낀 교수는 다음 날 땅을 파헤쳐 그 개미들을 찾아내고 말았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교수가 발견한 개미들은 땅속에서만 살아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이였다. 롱기노 교수는 “처음 개미를 봤을 때 상업용 화분을 통해 이 지역으로 유입된 외래종인 줄 알았다”며 “연구 결과 이 개미가 인근 애리조나주에 사는 개미와 비슷한 신종으로 드러났다”고 놀라워했다.

롱기노 교수가 발견한 신종 개미. 사이언스 데일리

롱기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개미는 유타의 토속종이다. 따뜻하고 습한 서식지를 좋아하는데 유타 지역이 건조한 기후를 가진 탓에 그동안 땅속에서만 살아왔다. 그러나 관개시설의 발달로 물이 농지에 뿌려지는 등 환경이 변하자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롱기노 교수는 “매우 희귀한 이 개미가 적어도 100년 이상 땅속에 숨어있다가 인간의 간섭으로 다시 세상에 나올 용기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며 ‘새로운 출현’이라는 뜻의 학명 ‘Strumigenys ananeotes’을 명명했다.

그는 “새로운 개미를 찾아 전 세계를 샅샅이 뒤지던 중 뜻밖에도 우리 집 뒷마당에서 신종을 발견했다”며 “이는 가장 평범한 상황에서도 호기심과 관찰력을 가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박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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