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면전서 “청년 위한다면서 평일 오후 2시에 행사하나”

국민일보

황교안 면전서 “청년 위한다면서 평일 오후 2시에 행사하나”

“샤이 보수가 아니라 셰임 보수다. 보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치심”

입력 2019-11-19 17:22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꿀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사태’를 겪은 청년에게 보수 정치권이 손을 내밀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 청년 정책을 공유했고, 김용태 의원과 정태근 전 의원 등 보수 인사들은 80년대생과 ‘한국 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를 주제로 토론했다. 황 대표를 만난 청년들은 보수의 현주소에 대해 ‘샤이(shy·숨은) 보수’가 아니라 ‘셰임(shame·창피한) 보수’라고 한탄하며 보수 정치권의 각성을 외쳤다.

황 대표는 19일 청년 정책 비전을 발표하며 “당 윤리위원회 규정에 채용 비리 범죄를 명시하고, 자녀 등 친인척의 채용 비리, 입시 비리가 밝혀지면 당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하겠다”며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청년들은 거짓과 위선, 꼼수에 분노했지만 주저앉지 않고 용기 있게 맞섰다”며 “이제 공정과 정의를 다시 세우려는 청년들의 외롭고 쓸쓸한 싸움에 화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기업·공공기관 충원제도를 개선해 고용세습을 차단하고, 국가장학금을 1조원 증액하는 정책도 추진키로 했다.

황 대표와 만난 청년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청년은 “샤이 보수가 아니라 셰임 보수라고 한다. 보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치심이 든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프로게이머 출신인 황희두씨가 총선기획단으로 참여한다고 하는데, 한국당도 청년들이 자랑스러운 보수라고 칭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부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청년은 “평일 오후 2시에 토론회를 여는 건 정상적인 사회 생활하는 청년은 오지 말라는 것이다.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는 당이 아직 디테일 하나부터 개선이 안 되고 있다”며 “광화문 집회에서 ‘아직도 청년들을 그냥 부르면 온다고 생각하나. 금수저 백수를 청년이라 생각하고 기획한 것이 아닌가’라고 나온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은 “평일 오후 2시 행사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은 황 대표는 “지금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더 노력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 여러분이 말씀하신 내용을 잘 챙겨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다만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토론이 아니라 청년들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듣고 황 대표가 마무리 발언을 하는 식의 일방적 진행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보수 인사들과 청년들이 모인 또 다른 토론회에서도 정치권을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토론회 주제발표에 나선 변호사 김성훈씨(36)는 “소위 586으로 대표되는 진보 정치 진영이 80년대의 현실에 머물러 있다면, 현재 제1야당은 60~70년대의 권위주의에 매몰돼 있다”며 “보수는 아픔에 대한 공감과 존중에 무능하다. 2020년의 문제를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방식으로, 1980년대의 노동운동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새로운 정치를 요구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부터 매년 압도적으로 높은 산재 사망률 속에서 사망하는 젊은 청년 노동자까지,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 없는 정치세력을 우리 세대는 지금도 앞으로도 지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은 “한국당을 포함한 지금의 모든 정당은 세대 대표성을 상실했다. 세대 대표성과 여성 대표성을 전면 확보하는 당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기존의 정당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세대교체 시대교체라는 역사적 임무에 부응해야 한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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