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들에게 미리 손 내밀었더라면” 생활고 4명 또…

국민일보

“벼랑 끝 이들에게 미리 손 내밀었더라면” 생활고 4명 또…

인천 한부모 가정 일가족 3명과 딸 친구 등 ‘극단적 선택’ 한듯

입력 2019-11-20 13:35 수정 2019-11-21 18:26

인천 계양구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한부모가정의 일가족 3명과 20대 여성의 친구 등 모두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나섰다.

20일 인천 계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19일 낮 12시 39분쯤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이혼한 여성가장 A씨(49)와 A씨의 20대 자녀 2명 등 모두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온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왔는데 집 내부에 인기척이 없다”는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가스에 질식해 숨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숨진 시간을 19일 0시부터 낮 12시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지인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받고, A씨의 집을 방문해 이미 숨져있는 4명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지인의 신고를 받은 계양소방서119구조대는 장비 9대와 대원 25명을 동원해 출동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사망자 중 A씨 자녀는 20대 아들(24)과 딸(20) 등 2명이며 나머지 1명(19)은 몇 달 전부터 함께 살던 딸의 친구로 확인됐다. 집 내부에는 이들이 각자 쓴 유서가 발견됐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A씨와 딸 등 3명은 거실에서 숨져 있었으며, A씨의 아들만 작은방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씨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자녀 둘을 데리고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양3동주민센터 관계자는 “한부모 가정으로 관리돼 주거급여가 지원되고, 차상위 계층으로 관리가 되고 있었으나 모니터링 대상이거나 사례관리 대상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거급여 등에 대한 개인정보는 경찰의 공식 요청에만 답변할 예정”이라며 “한부모가정에게 주는 혜택에 따라 임대료는 곧바로 LH로 입금되고, 차상위 계층에게 주는 문화바우처, 정부양곡, 전기·도시가스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적지원으로 추가 도움이 필요한 경우 민간자원연계로 후원금품을 지원하고, 긴급생계비도 안내해드려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개입을 했다”고 덧붙였다.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관리비가 밀리거나 전기료가 체납된 사실은 없다”면서 “이웃들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등 4명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외부의 침입흔적이나 내부에서의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고정적인 수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복지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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