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라서 몹쓸 짓을…” 성폭행 시도 인니男 붙잡은 환경미화원

국민일보

“남의 나라서 몹쓸 짓을…” 성폭행 시도 인니男 붙잡은 환경미화원

입력 2019-11-22 10:14 수정 2019-11-22 10:31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국적 A씨(24)가 인천공항 여자화장실에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에게 붙잡혔다. 이 외국인을 붙잡은 김완주(57)씨가 21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공항 여자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하려던 인도네시아 남성 A씨(24)를 붙잡은 건 환경미화원 김완주(57)씨였다. 그는 사건 당시 화장실을 청소하다가 여자화장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화장실에서 뛰쳐나오던 A씨를 붙잡았다. 그는 “무서울 틈도 없었다”며 A씨를 잡았던 지난 20일의 상황을 들려줬다.

지난 20일 오후 8시10분쯤 술에 취한 A씨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숨어있었다. A씨는 피해 여성이 용변 칸으로 들어오자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화장실에 깔린 매트를 청소하던 중이었는데 여자화장실에서 비명소리가 났다. (비명소리를 듣고는) 황급히 화장실로 달려갔고 갑자기 뛰쳐나오는 남성을 목격했다”며 뉴시스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다며 “직감적으로 잡아야한다는 생각에 A씨의 손목을 꺾어 넘어뜨렸고 (이 과정에서 A씨도) 나를 손으로 밀치며 몸싸움도 벌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키 165㎝의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A씨를 ‘꼭 잡아야한다’는 생각 하나로 자신보다도 키가 큰 A씨를 제압해냈다. 그는 자신이 해병대 출신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씨는 “그 사람은 키가 저보다 조금 더 컸고 황토색 티셔츠 차림이었다”며 “넘어뜨리고 보니 사방이 너무 넓고 삼거리여서 놓치면 다시 못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화장실 옆 흡연실로 끌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A씨를 제압해둔 상황에서 때마침 보안요원들이 흡연실 앞을 지나갔다. 그는 보안요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A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함께 제압해 의자에 앉혔다고 말했다. “힘이 빠진 A씨는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아마도 자기네 나라 말을 한 것 같다”고 설명한 그는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 A씨를 인계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국적 A씨(24)가 인천공항 여자화장실에서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에게 붙잡혔다. 이 외국인을 붙잡은 김완주(57)씨가 21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4개월쯤 전 일을 구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으며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부산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20일 오후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할 계획이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김씨에게 ‘제압하는 게 무섭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무서울 틈도 없었지만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라며 “어디 남의 나라에 와서 그런 몹쓸 짓을 하나”라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피해자에 대한 걱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가) 얼마나 놀랐겠느냐. 그 사람(A씨)을 잡고 보니 피해자가 흡연실 앞에서 몸도 가누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안타까운 얼굴을 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2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울러 A씨를 붙잡은 김씨에게도 포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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