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철폐’ 시위로 옥살이 대학생 - 40년만에 누명 벗었지만…

국민일보

‘유신 철폐’ 시위로 옥살이 대학생 - 40년만에 누명 벗었지만…

고희 넘긴 뒤에야 재심서 무죄 판결 … 기쁨 누리지 못한채 최근 눈 감아

입력 2019-11-22 16:44
전주지방법원. 연합뉴스 사진.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했다가 옥살이를 한 대학생이 40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하지만 고희를 넘긴 그는 무죄 선고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정대)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재심이 청구된 A씨(1946년생)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전북대에 재학 중이던 1978년 8월 16일 전주시 중앙동에서 ‘유신헌법 철폐’, ‘박정희 정권 타도’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이고 진압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이듬 해 2월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9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A씨에 대한 재심은 검찰이 직접 법원에 청구하면서 이뤄졌다.

전주지검은 헌법재판소가 2013년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A씨 사건의 재판기록을 토대로 2017년 재심을 청구했다.

전주지법은 이번 재심에서 A씨에게 적용된 3개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는 이미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침해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만큼 무죄를 선고한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 또한 당시 경찰관의 행위를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에 대항하기 위한 행위여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집회 시위 부분도 당시의 법이 헌법에서 정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무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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