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떠돌이 참전용사님께’ 8살 꼬마의 선물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떠돌이 참전용사님께’ 8살 꼬마의 선물

입력 2019-11-24 10:00
이하 CNN 보도화면 캡처

어른보다 더 깊은 생각을 가진 여덟살 소년의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미국 메릴랜드에 살고 있는 타일러 스톨링스의 사연인데요. CNN 등 주요 외신들까지 소년을 칭찬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얼마나 훌륭한 친구이길래 그럴까요?

타일러의 이야기는 그가 4살이던 4년 전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영웅물에 푹 빠져있던 타일러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싸우는 군인들에 대한 동경이 가득했습니다. 특히 과거 실제로 전쟁에 나갔던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했다고 해요.

그런데 어린 타일러의 눈에 조금 이상한 상황이 포착됩니다. 가난한 형편에 집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일부 참전용사들의 영상을 보게 된 거죠. 타일러는 생각했습니다.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영웅들이 이럴 수 있나요?’

4살 꼬마 타일러가 한푼 두푼 용돈을 모은 건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어렵게 생활하는 참전용사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타일러의 기특한 행동은 4년간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모은 돈은 무려 5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5800만원이나 됩니다.


타일러는 이 돈으로 장갑, 모자, 담요, 스웨터, 립밤, 칫솔, 비누같은 것들을 대량 구매했습니다. 다가오는 겨울을 따뜻하게 날 방한용품과 꼭 필요한 생필품들이지요. 그리고 또박또박 써내려간 감사카드와 함께 ‘영웅 가방’이라고 이름붙인 가방에 담았습니다.

그의 계획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터넷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올려 모금운동을 시작한 겁니다. 놀랍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타일러의 뜻에 동참했습니다. 그렇게 기부된 ‘영웅 가방’은 지금까지 3000개가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해냈는지 묻자 타일러는 “나라를 위해 싸운 영웅들이 집도 없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요”라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돈을 모아 집을 지어드리고 었는데,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정했어요”라며 미안해하기까지 합니다.

계속된 어른들의 질문에 소년은 이렇게 말하며 인터뷰를 끝냈습니다. “그분들은 조국을 위해 좋은 일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필요한 것을 가져야 할 자격이 있어요. 그분들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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