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견딜 만큼만 준다” 유상철의 한마디와 남은 약속

국민일보

“하늘은 견딜 만큼만 준다” 유상철의 한마디와 남은 약속

입력 2019-12-01 17:08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코치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

K리그 1에 팀을 잔류시키겠다는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약속을 지켰다. 환희의 순간을 맞이한 팬들은 이제 유 감독에게 “남은 또 하나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외쳤다. 그가 췌장암 4기 투병을 직접 알리며 했던 “이겨내겠다”는 약속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다.

리그 1부 잔류가 걸려있던 30일 경남과의 경기. 인천은 이날 이기거나 비겨 10위를 유지하면 잔류가 확정되지만, 패하면 11위가 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었다. 만약 승강 플레이오프마저 패해 12위가 된다면 강등이라는 차가운 현실뿐인 상황.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코치들을 끌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유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해냈다. 지난달 24일 상무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이날 역시 0대 0 무승부로 K리그 1 잔류를 확정한 것이다. 이렇게 인천은 8년째 이어진 ‘생존왕’의 면모를 또 한 번 자랑했다.

인천은 승강제도가 도입된 2012시즌부터 매번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에는 유 감독과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만들어낸 약속으로 가장 큰 감동을 이끌어냈다. 유 감독이 지난달 19일 직접 췌장암 4기 진단 소식을 알리며 팀의 리그 생존을 거듭 약속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투지와 팬들의 간절함은 어느 때보다 강했다.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유상철 감독을 헹가래 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과 선수들이 내년 시즌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격수 김호남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경기 직전에 유 감독님께서 ‘하늘은 사람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과 고통을 주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가슴에 크게 와 닿았고 우리는 결국 그 시련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의 진실한 한마디가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한 것이다.

그리고 김호남은 또 한 번 유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건강하게 돌아오신다는 약속, 감독님은 꼭 지키실 것”이라며 “감독님과 함께하는 축구와 미래를 그리고 있다. 동참하실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인천 유상철 감독이 경기전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많이 왔다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팬들 역시 유 감독에 대한 고마움과 신뢰를 전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유 감독이 관중석 쪽으로 다가오자 팬들은 “유상철! 유상철!”이라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또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줘’라는 문구가 새겨진 커다란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유 감독은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갖고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겠다”고 답했다.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도 재차 강조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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