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가 9세 때부터 성적 학대” 그녀가 靑 청원 올린 이유

국민일보

“친부가 9세 때부터 성적 학대” 그녀가 靑 청원 올린 이유

“아동 성범죄 관련 처벌 수위 강화되길”

입력 2019-12-02 15:40 수정 2019-12-02 15:43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어린 시절 친부로부터 수년간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40대 여성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피해자를 지켜줄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며 아동 성범죄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가벼운 처벌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A씨는 ‘친부에 의한 아동 성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그가 지난달 30일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해 피해를 토로한 지 사흘 만이다. A씨는 9세부터 14세 때까지 친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친모조차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청원과 방송 내용을 종합하면 친부의 성적 학대는 A씨가 아홉 살이던 어느 날 성추행으로 시작됐다. 그 강도가 점점 심해져 성폭행으로 번졌다. “아빠가 널 여자로 만들어 줄게” 등 친부가 쏟아내는 온갖 음란한 말도 견뎌야 했다. A씨가 열 살이 된 후에는 폭행까지 가해졌다고 한다. 친부의 성적 학대를 눈치챈 주인집 아들이 A씨를 성추행하기도 했다.

악몽은 A씨가 14세 때 첫 생리를 시작하면서 끝났다. A씨는 친모마저 자신을 외면한 상황 속에서 늘 고통받았다며 “지금도 친부를 생각하면 극단적인 생각이 북받쳐 올라 스스로가 혐오스럽고 싫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말을 하면 그 날은 네가 죽는 날이다’고 협박하던 친부를 지금도 용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 친부를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될까 봐 무서워서다. 과거를 지우기 위해 일에만 몰두한다는 그는 방송 인터뷰 도중 자신이 입었던 피해를 떠올리다가 구토를 하기도 했다.

A씨는 “처참하게 찢겨나가는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늦지 않게 발견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원을 드린다”며 “이 순간에도 짓밟히고 있는 여성과 아이들은 끝나지 않은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은 곧 미래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동 성범죄 처벌이 너무 가벼운 한국의 법 개선을 촉구한다”면서 “이 시각에도 생겨나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에게 포기보다 희망을 알려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여성과 아이들을 다시 폭력 속으로 되돌려보내는 사회가 아닌, 신속히 (피해자를) 발견해 지켜줄 수 있는 사회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A씨의 청원은 2일 오후 3시25분 기준 5473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 달 안에 청원 동의자 수가 20만명을 돌파할 경우 A씨는 청와대나 정부 부처 책임자의 공식답변을 듣게 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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