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호 법안 ‘청년기본법’도 필리버스터… “황당”

국민일보

한국당 1호 법안 ‘청년기본법’도 필리버스터… “황당”

입력 2019-12-02 16:54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상으로 삼은 법안 가운데 20대 국회 개원 직후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1호 법안으로 내놓은 청년기본법이 포함됐다. 청년 단체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2일 여야에 따르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대상 법안 198건 가운데 청년기본법이 들어 있다. 청년기본법은 신보라 의원 등 122명이 2016년 5월 30일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당시 새누리당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것이다.

청년기본법은 법적으로 19~34세를 청년으로 명시하고 국무총리가 청년 정책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 계획을 수립해 정부가 청년의 삶을 지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청년 고용촉진 및 일자리 질 향상, 청년 창업지원, 청년 능력개발 지원, 청년 주거지원, 청년 복지증진 등을 하도록 명시했다.

이원욱·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나중에 같은 이름의 법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시기적으로 신보라 의원 법안이 앞서 한국당으로서는 의제 선점 효과를 내세울 수 있는 법안이다. 논의를 거쳐 정무위원회에서 채택된 대안도 신보라 의원 안의 골격을 따르고 있다. 청년기본법은 지난해 여야가 합의했지만 번번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이번만큼은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꿀템 카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기본법까지 필리버스터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년 단체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57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청년기본법 제정을 위한 청년단체 연석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연석회의는 “정상적으로 열리던 국회 본회의가 사상 초유의 198건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파행했다”며 “필리버스터 대상 법안 가운데 76개는 한국당의 동의 아래 본회의에 올라왔고 일부는 한국당이 단독 발의한 법안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기본법은 20대 국회가 개원하자 한국당(전 새누리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것인데 스스로 막아서는 모습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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