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12월17일 자살합니다” 글에 쏟아진 댓글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12월17일 자살합니다” 글에 쏟아진 댓글

입력 2019-12-04 00:10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20대 우울증 환자가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건데요.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 9만8434명으로 2014년에 비해 97% 급증했습니다. 10대 우울증 환자도 78%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참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럴수록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언어에도 온도가 있다’는 말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소통을 위한 댓글 공간이 악플의 장으로 변질된 요즘, 위로와 응원의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캡쳐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월 17일 자살하는 날”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에 깜짝 놀란 네티즌들은 무슨일이냐며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글쓴이는 “나는 내가 너무 혐오스러워서 미칠 것 같아. 무능한 내가 너무 싫어. 뭘 해도 실패해버리는 내가 진짜 너무 혐오스러워. 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거야. 다 날 한심하게 보겠지. 잘하는게 없는데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근데 또 웃긴게 남들한테는 완전 친절해 좀 지나칠 정도로 ㅋㅋ 왜냐면 무능하니까 성격이라도 좋은척 해야 좀 친구가 생기거든. 그냥 내 원래 본모습은 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냥 이렇게 자존감 낮은것도 싫어. 나는 힘들어해서도 안돼. 나는 힘들어할 자격도 없거든. 난 진짜 내가 너무 역겨워. 나한테 들어가는 모든 것들도 아깝고 그냥 제발 나를 죽였으면 좋겠어. 나는 살해당해야돼. 죄 없는 사람들 데려가지 말고 제발 저를 데려가주세요. 제발 제발 제발 죽여줘 좀 제발. 이렇게 무능한데 살아서 뭐하냐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는데…”라고 덧붙였습니다.

커뮤니티 캡쳐

이를 본 네티즌들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들은 “서울 살면 12월 18일에 딸기축제 갈래? 내가 사줄게!” “19일에는 나랑 바다 보러가자~” “25일에 월급날인데 맛있는거 먹자~” “나 27일에 생일인데 아이스크림케이크 나눠줄게!” “헐 나도 27일 생일인데 나도 낄래! 글쓴이랑 나랑 둘이 다 먹어버리자!”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커뮤니티 캡쳐

“글쓴이 하나도 안혐오스러워. 너는 누군가에게 꼭 사랑스러운 존재야” “쓰니야(글쓴이) 무슨 일 있어? 나한테 아니면 여기에 털어놔주면 안될까? 왜 사랑스러운 쓰니가 자기를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와줄게. 우리 이번 크리스마스 행복하게 같이 보내자!”라는 댓글도 보이네요.

커뮤니티 캡쳐

위로의 글도 보였습니다. “쓰니야 넌 절대로 무능한 존재가 아니야. 힘들면 힘들어해도 돼. 꼭 환하게 웃을 날이 올거야. 약속할게. 더 힘들지 말고 행복 가득하라고 내가 기도해줄게 사랑해” “실패하면서도 분명 얻는게 조금이라도 있어. 그게 네가 나아가고 있다는거야. 사람은 누구나 성공하는 속도는 천지차이야. 단지 너는 느릴뿐이야”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불행한 것 같으신가요. 대체 나는 잘하는 게 뭐야, 좌절감에 빠지셨나요. 하지만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모두 그런 순간을 알고 있습니다. 사방이 벽인 것 같은 깜깜한 절망의 순간 말이에요. 그러니 언젠가 당신에게 그런 순간이 찾아왔을 때, 어디에라도 손을 내밀어 보세요. 이렇게 뜻밖의 곳에서 희망을 찾게 될지 모르니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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