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원 받고 248만원 토해내” 부산 모 대학의 이상한 장학금

국민일보

“250만원 받고 248만원 토해내” 부산 모 대학의 이상한 장학금

입력 2019-12-05 17:31
연합뉴스

부산 한 사립대에서 교수들이 수년간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다시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교수들의 장학금 반환 제안에 학생들은 불이익이 두려워 마지못해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부산 모 사립대 관계자와 졸업생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일본어 창의융합학부 교수들은 매달 월급에서 1만~2만원씩 학부발전기금을 냈다. 이 학부는 학부발전기금으로 학기마다 학생 1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으며 대상자도 직접 선발해 학교 본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250만원을 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수고비 2만원을 뺀 248만원을 입금하라는 수상한 제안을 했다. 알려진 것만 10년 가까이 17명의 학생이 이렇게 학교 본부에서 지급된 장학금을 받은 뒤 곧바로 학부 통장으로 넣었지만, 이 사실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장학금 지급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 대부분은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해외 취업 프로그램인 청해진 사업에 참여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학생들은 해외 취업과 관련 일정에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교수의 제안을 쉽사리 거절할 수 없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다시 반환된 장학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통장 내역을 확인하고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학교 측도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자체 조사에 나섰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학교에 장학금을 돌려줬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본부 관계자는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 조사결과) 학생들이 낸 장학금으로 학생 실용 일본어 검정시험(J.TEST) 응시 비용과 학생 연수 탐방 교통비 등을 지원한 내역은 확인됐지만 그 외 개인적으로 사용된 내역은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학과 차원에서 마련한 돈에 대해 대학 본부에서 왜 간섭하냐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학과의 한 졸업생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발적으로 장학금을 돌려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교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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