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 죄인으로 몰고도…” 고민정이 숨진 수사관 애도하며 쓴 글

국민일보

“엉뚱한 사람 죄인으로 몰고도…” 고민정이 숨진 수사관 애도하며 쓴 글

입력 2019-12-07 06:03

“엉뚱한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갔던 것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도 보이지 않는다”
“고인에 대한 억측은 한낱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특감반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숨진 검찰 수사관 A씨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이같은 유감을 표명했다.

고 대변인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심경 글을 올렸다. “지난 며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운을 뗀 고 대변인은 “우리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했다.

이어 고 대변인은 “고인을 잃기 전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들불처럼 번져갔다. 그리고 그 생명의 빛이 완전히 꺼져버린 후에도 오해와 억측은 브레이크 고장 난 기관차처럼 거침없이 질주했다”며 “일요일 사망 소식을 듣고 월, 화, 수…계속 춘추관 브리핑룸에 섰다”고 했다.

“‘고인은 김기현 비리 의혹 사건과 무관하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 청취 때문에 갔던 것이다’라고 항변했지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은 쉼 없이 흘러나왔고 억측은 사실로 둔갑해 확대재생산 됐다”고 한 고 대변인은 “결국 수요일 청와대 자체 조사 결과브리핑을 하면서 고인이 김기현 비리 의혹 사건과 무관하다는 게 밝혀졌다”고 했다.

“그러나 고인을 의혹 덩어리로 몰아간 이들은 ‘고인이 이 사건과 무관함이 밝혀졌다’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한 고 대변인은 “엉뚱한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갔던 것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잠시라도 멈춰질 줄 알았던 기관차는 다른 목표를 향해 폭주했고, 고인에 대한 억측은 한낱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고 한 고 대변인은 “고인을 난 직접 알지 못한다. 그래도 오며가며 눈인사를 나눴을지 모르겠다. 청와대라는 한 지붕 아래 살았으니까…”라고 했다.

고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대변인이 아닌 청와대 동료 고민정으로 꼭 전하고 싶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마음이 쓸쓸하다”고 했다.

고 대변인이 언급한 A씨는 지난달 22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울산지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숨진 당일인 1일엔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청와대는 고인이 울산에 파견된 이유에 대해 2016년 울산 경찰이 ‘불법 포획’ 증거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울산지검이 유통업자에게 돌려주며 검‧경 갈등으로 비화한 ‘울산 고래고기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청와대는 자체 조사를 벌였다. 고 대변인은 지난 4일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외부에서 제보된 내용을 일부 편집해 요약 정리했고 고인이 된 수사관은 문건 작성과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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