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생리추방’에 여성 또 사망 … 강요자 첫 체포

국민일보

네팔서 ‘생리추방’에 여성 또 사망 … 강요자 첫 체포

입력 2019-12-09 09:21
네팔의 힌두교 풍습 ‘차우파디’에 따라 생리 기간 중 움막에 격리돼 지내는 여성들. 로이터 연합뉴스

네팔에서 생리 중인 여성을 가족과 격리하는 ‘차우파디’ 관습 때문에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격리를 강요한 사람이 처음으로 체포됐다.

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네팔 서부 한 오두막에서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격리돼 있던 파르바티 부다 라와트(21)라는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오두막은 연기가 가득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추위를 피하려고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네팔의 힌두교 풍습 ‘차우파디’에 따라 생리 기간 중 움막에 격리돼 지내는 여성들. EPA 연합뉴스

차우파디는 여성의 생리혈을 부정하게 여기는 힌두교 사상에 따라 생리 중인 여성이 음식과 종교적 상징물, 소 남자와 접촉하는 것을 금지해 집 밖 외양간이나 창고 등에 격리하는 풍습이다.

때문에 오두막에서 혼자 자는 여성이 추위를 이기려고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거나 독사에 물려 숨지는 사건이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차우파디 중 사망한 여성만 해도 네 명이다. 뿐만 아니라 오두막에 홀로 있는 여성을 성폭행하는 일도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네팔 사법당국은 2005년 차우파디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지난해부터는 차우파디 관습을 따르라고 강요한 사람에게 최고 징역 3개월이나 3000 네팔루피(3만1000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을 도입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오두막에 머물도록 강요한 혐의로 친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이는 차우파디 강요자에 대한 첫 체포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에는 여성들이 가해자인 가족을 신고하지 않아 형사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라다 푸델 차우파디 반대 운동가는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이 악습을 끊어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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