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막내 ‘독도’ 관리사무소의 하루

국민일보

국토의 막내 ‘독도’ 관리사무소의 하루

입력 2019-12-10 04:00
지난달 18일 경북 울릉군청 독도관리사무소(이하 독관사) 정상철, 최재영(왼쪽부터) 주무관이 보트를 타고 독도 시설물과 각종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순찰을 돌고 있다. 이 보트는 이들이 동도와 서도를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독도는 일반 지번 및 추가 지번인 독도리 1~96번지 101필지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들어온 한 직원은 작은 보트를 타고 동도와 서도를 오가는 출퇴근 시간이 가장 겁났다고 전했다.

“울릉도 사람들에게 독도는 앞마당이고 텃밭입니다.”

독도 근무에 대한 자부심을 묻자 독도관리사무소 정상철 최재영 주무관의 대답은 간결했다. 질문 자체가 잘못이었다. 울릉도 사람들에게 있어서 독도는 어린 자식이다. 보살피는 것에 이유는 없다. 우리 땅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

지난달 18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20-2번지 서도 독도주민숙소.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 숙소 앞 바다의 파도가 거세다. 동도와 서도의 거리는 200m 남짓. 일반 방문객들은 동도만 갈 수 있다. 여객선이 접안하면 주무관들은 안전지도를 위해 동도로 넘어가야 한다. 두 섬을 오가는 유일한 이동수단은 작은 보트뿐. 오가는길에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걱정은 다른 데 있다. 날씨가 안 좋아 울릉도까지 온 관광객들이 독도를 못 보고 갈까 하는 것이다. “멀리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실망을 안고 돌아갈까 걱정입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분들이 우리 땅 독도에 발을 내딛게 하고픈 심정입니다.” 최 주무관은 이렇게 속마음을 내보였다.

독도관리사무소는 2005년 4월 18일 울릉군이 정부로부터 독도에 대한 행정 업무를 위임받아 효율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장 체류 근무가 시작된 것은 2008년 4월. 정부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이후(2005년) 일반인들에게 독도 관광을 허용한 이후 3년 만이다.

현장 파견 근무자는 총 6명으로 매년 3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3개조 2명으로 편성해 한 달에 10일씩 교대 근무한다. 체류 근무자의 주 업무는 독도 입도 관람객 보호 및 통제, 안전지도다. 여름철 성수기에 하루 4000~5000명이 독도를 찾는다. 정 주무관은 “독도는 사고 발생 시 구호를 위한 어떤 수단도 없다”며 “질서 있는 행동 하나하나가 현지 근무자와 경비대원들에게 큰 힘이 되니 개개인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독도관리사무소는 더없이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제 갈등 속에서 싹 튼 애국심이 대한민국 전역에 들끓고 있어서다. 올 한 해 독도를 찾은 방문객 수는 지난 11월 기준 25만7634명으로 사상 최대다. 이렇게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파견 근무자에 대한 관심은 적다. 독도에서 고생하는데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독도를 방문하는 그날까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독도=사진·글 윤성호 기자

드론으로 촬영한 독도주민숙소의 모습. 지붕 위에 쓰인 ‘대한민국의 영토 독도’가 눈에 띈다.

독관사 직원들은 주민숙소의 발전기를 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최재영 주무관이 숙소에서 잠을 자고 있다. 개인 사생활 보장을 위해 축전제어장치실을 방으로 개조했다. 두꺼운 벽을 설치해 장치시설과 차단했지만 전자파와 연기 등 유해성 물질 등으로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다. 독도주민숙소의 방은 총 3개로 2층은 독관사 직원, 3층은 주민숙소와 게스트하우스로 구성되어 있다.

정상철, 최재영(왼쪽부터) 주무관이 스마트폰으로 여객선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천연기념물 문화재를 관리하고 관람객 안전지도와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와 동향 등을 파악해 보고하는 것이 주 업무다. 또한 독도주민의 정주기반 조성을 돕고 있다.

독관사 직원들이 동도로 이동하기 위해 보트를 바다에 띄우고 있다.

정상철(맨 왼쪽), 최재영(오른쪽) 주무관이 방문객들의 안전 지도를 위해 근무를 서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주목하지 않아도 된다. 사고가 안 나는게 최우선"이라며 웃었다.

독관사 직원들이 전역하는 독도경비대원과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록 맡은 임무는 다르지만 모두가 독도 지킴이들이다.

정상철, 최재영(왼쪽부터) 주무관이 육지에 있는 가족 및 지인들과 영상 통화로 안부를 묻고 있다. 고립된 섬 생활은 늘 외로움이 동반된다.

독도 주민 김신열(왼쪽)씨가 근무 교대를 위해 떠나는 정상철, 최재영 주무관(오른쪽)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씨에게서 독관사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엿보인다.

독관사 정상철, 최기영 주무관이 짐을 싣고 서도주민숙소를 떠나고 있다. “대한민국 최동단 섬 독도를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안전한 여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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