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바닥에 어린이… 영국 총리 궁지로 몬 사진 한 장

국민일보

병원 바닥에 어린이… 영국 총리 궁지로 몬 사진 한 장

입력 2019-12-10 05:20
12일 총선을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무신경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아동 사진. 스카이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한 아동 환자가 병원 바닥에 누워있는 사진을 외면하면서 의료서비스 투자 확대라는 공약만 강조하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논란은 존슨 총리가 선덜랜드에 있는 한 공장을 방문했다가 ITV 기자 조 파이크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파이크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한 아동 환자의 사진을 존슨 총리에게 보여줬다.

이 아이는 폐렴 의심 증상으로 리즈 지역에 있는 응급실(A&E)을 찾았다. 그러나 환자를 위한 침대가 부족해 바닥에 코트 등 옷가지를 깔고 누워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파이크가 존슨 총리에게 이 사진을 본 적이 있냐고 묻자 존슨 총리는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다시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을 존슨 총리 앞에 내놨지만 존슨 총리는 이를 외면했다.

그러면서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보수당 공약을 계속 강조하기만 했다.

기자가 다시 “총리, 지금 이 아이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 이 사진을 본 당신 생각은 어떤가”라고 묻자 존슨 총리는 “지금은 인터뷰를 하겠다. 우리는 나라를 앞으로 전진시키기 위해 NHS에 투자를 할 것”이라고 동문서답했다.

그러고서는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할 말을 계속했다.

기자가 “아이의 엄마는 NHS가 위기라고 말한다.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다시 묻자 그제야 존슨 총리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쳐다봤다.

그러면서 “매우 끔찍한 사진이다. NHS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한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우리는 NHS 전체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휴대전화를 기자에게 되돌려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공장에서 열린 별도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을 거부한 채 NHS에 대한 투자 확대에 대해서만 말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이번 논란 외에도 그동안 대중에 대한 공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동영상을 보고 난 뒤 “그는 그냥 (국민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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