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불합격’ 통보 받은 고3을 위한 글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불합격’ 통보 받은 고3을 위한 글

입력 2019-12-11 00:10
연합뉴스

수능, 논술, 실기 시험까지 숨가빴던 입시 전쟁이 끝나고 일부 대학교에서는 수시 합격자 명단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입시 커뮤니티 ‘수만휘’에는 지난달 8일 “우울한 상태로 폰을 보고 있는 네가 이 글을 봐줬으면 좋겠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2만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수험생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수만휘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작성자는 대학 입시에서 불합격한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 역시도 대학 수시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하네요. 사실 떨어질 것을 예상했지만 막상 첫 발표에서 탈락이라는 글자를 보니 생각보다 충격이 컸다고 합니다.

울적한 기분으로 샤워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3년간의 생활기록부가 ‘나’라는 사람을 모두 보여줄까?’

그는 생활기록부와 내신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전부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생활기록부과 내신 점수에는 수업 끝나고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며 환하게 웃는 우리의 미소가, 먼저 버스를 탄 친구 교통카드에 잔액이 없을 때 ‘학생 2명이요’를 말해주는 우리의 배려가, 재치있는 농담으로 친구들을 웃게 해주는 우리의 센스가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죠.

작성자는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으로 인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대학’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아직 인생의 1/5도 살지 않았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을 우울하게 보낼건가요? 고작 1/5밖에 안왔는데…”

그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쉽게 대학은 떨어졌다 해도 고등학교 입학 초기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을겁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죠”

해당 글에는 2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위로가 되네요’ 등의 반응이 많은 가운데 눈에 띄는 댓글이 하나 있네요.

“고맙습니다. 마음에 담고 살아갈게요. 힘들 때 이 글 꺼내 읽을 수 있게, 부디 삭제하지 말아주세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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