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태극기 들고 박항서는 금성홍기 들고” 축구팬 열광

국민일보

“베트남은 태극기 들고 박항서는 금성홍기 들고” 축구팬 열광

입력 2019-12-11 04:34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이 10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SEA) 게임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팬들이 행복할 수 있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우리 축구팬들은 베트남 선수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박 감독은 금성홍기를 흔드는 장면에 주목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박 감독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경기를 마친 뒤 “6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 한을 풀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이동준 DJ매지니먼트 대표가 전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반 32분쯤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바람에 역사적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또 “이 순간 매우 기쁘고 이 기쁨을 즐거워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로이터연합

우리 축구팬들도 환호했다. 특히 베트남 선수들이 승리를 확정짓고 시상대에 오르기 전 베트남 응원석 앞에서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와 베트남의 국기인 금성홍기를 함께 흔드는 모습에 열광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베트남 선수들은 박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태극기를 흔들었다고 한다. 이어 퇴장 당했던 박 감독이 관중석 앞에 서서 금성홍기를 흔든 뒤 자신의 티셔츠 가슴 왼편에 새겨진 금성홍기를 손으로 쳤다. 이번엔 베트남 응원석에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우리 축구팬들은 이를 중계한 유튜브 채널 등의 댓글을 통해 “베트남은 태극기 흔들고, 박항서는 금성홍기 흔들고 감격스럽다” “대한민국이 우승한 것처럼 짜릿하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박 감독 대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진 수석코치는 “베트남 국민을 기쁘게 해드린 것 자체가 선수들이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면서 “베트남 국민의 응원에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수석코치는 ‘박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무엇을 주문했느냐’는 질문에 “선수들이 60년 만의 우승 기회라는 부담을 갖지 않고 경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베트남 대표팀과 자기 자신을 믿고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그는 또 “오늘의 우승이 베트남 대표팀과 선수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코치는 이어 심판이 박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준 것에 대한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답변을 피했다.

박항서호의 이번 우승으로 베트남은 1959년 시작한 SEA 게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첫 대회 때 월남(South Vietnam)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베트남이 통일되기 전 남쪽 대표팀이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다르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월남의 우승을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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