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스러운’ 툰베리, 브라질 대통령 “저 꼬맹이” 막말에…

국민일보

‘어른스러운’ 툰베리, 브라질 대통령 “저 꼬맹이” 막말에…

입력 2019-12-11 14:43 수정 2019-12-11 14:44
사진=그레타 툰베리 트위터 캡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스웨덴의 10대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저런 꼬맹이(Pirralha)”라며 조롱했다. 툰베리가 브라질의 과도한 개발주의로 인해 아마존과 그 원주민들이 생존 위기에 몰려있다며 보우소나루 정권을 비판하자 막말을 한 것이다. 툰베리는 트위터 자기소개를 ‘Pirralha’로 교체하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영국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레타는 원주민들이 아마존을 보호하려다 숨지고 있다고 말해왔다”며 “언론이 저런 꼬맹이(pirralha)에게 얼마나 많은 지면을 내주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pirralha’는 ‘꼬맹이’ ‘버릇없는 어린 녀석’ 혹은 ‘성가신 사람’ 등을 뜻하는 포르투갈 단어다. 가디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처음에는 툰베리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해 ‘그 여자애’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툰베리는 이날 발언을 알고 즉시 트위터 프로필 자기소개란을 ‘pirrlha’로 바꾸며 대응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툰베리가) 어린애 같은 공격에 어른스럽게 대응했다”고 꼬집었다.

툰베리는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롱에도 비슷하게 맞대응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툰베리가 유엔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에서 기성세대의 무능함을 질타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자 “그는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라며 조롱하는 듯한 말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툰베리는 트위터 자기소개란에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라고 썼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7일 두 명의 원주민 지도자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운동을 펼치다 무장괴한의 총격으로 피살됐다. 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수꾼을 자처하며 자신들의 터전을 파괴하는 불법벌목에 대항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툰베리는 이에 트위터에 “원주민들이 불법벌채로부터 삼림을 보호하려다 말 그대로 살해당하고 있다”며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된다. 세계가 이에 대해 계속해서 침묵하다니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썼다. 툰베리는 아마존에서 한 차량이 원주민 부족장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며 지나가는 영상도 함께 올렸다.

원주민 보호 활동을 벌이는 종교단체 ‘목회자위원회(CPT)’는 10일 2019년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발생한 충돌로 원주민 지도자 7명을 포함해 최소 27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CPT는 “이번 발표 자료는 중간 집계이며 최종 자료는 내년 4월쯤 나올 것”이라고 말해 실제 인명피해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집권한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권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명분으로 개발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반면 환경규제는 완화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 보호구역 내 광산개발 허용할 뜻을 내비치거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환경보호구역을 대폭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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