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대법원 간 남편이…” 곰탕집 성추행 사건 아내의 글

국민일보

“홀로 대법원 간 남편이…” 곰탕집 성추행 사건 아내의 글

공론화해준 네티즌에 감사인사 남기면서 판결 억울함과 민사소송 두려움 호소

입력 2019-12-12 14:53
곰탕집 성추행 당시 CCTV 화면. 빨간색 원 안의 남성이 지나간 뒤 파란색 원 안의 여성이 따라가 따지는 장면이다. 맨 오른쪽은 사건 당사자인 남성의 아내가 대법원 판결 이후 작성한 글. 커뮤니티 캡처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온라인에 알린 가해자 측의 아내가 남편의 강제추행을 인정한 대법원판결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CCTV 자료와 목격자 증언 등 강제추행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었지만 피해자 측의 진술로만 유죄가 확정된 일을 납득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 아내는 피해자 측이 제기할 수 있는 민사 소송 등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아내 A씨는 1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제 저희가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대법원 특수감정인으로 등록되어있는 법영상분석연구소에서 과학적으로 분석한 영상자료도 (추행 행위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그런 행위를 보지 못했다 당시 식당에서 피고인을 보면서 내려 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면 자기가 못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는 증인의 말도 모두 다 무시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오로지 ‘일관된 진술’ 하나에 제 남편은 이제 강제추행 이라는 전과기록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며 “그마저도 사건기록들을 살펴보면 정말 일관된 진술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 인데 어떻게 그 말 하나에 이렇게 될 수가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남편은 홀로 대법원에 출석했다고 했다. A씨가 아이를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이)선고받고 내려오는 길이라며 전화가 왔는데 딱 죽고 싶다고 (말하는데) 그 말 한마디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같이 갔다 왔어야 했는데 혼자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혼자 기차 타고 내려오면서 그 심정이 어떨까”라며 가슴을 쳤다.



이어 “남편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하자고 덤덤한 척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도대체 왜 저희가족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집행유예 2년, 성폭력치료프로그램이수 40시간, 사회봉사160시간 그리고 유죄 확정으로 이제는 언제 상대방 측에서 민사송소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저희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론화에 힘써주고, A씨 남편 편에 서준 보배드림 회원들에게 “정말 마음적으로 많이 의지되고 힘이 됐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오전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B씨(39)의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2017년 11월 26일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모임을 마친 뒤 일행을 배웅하던 중 옆을 지나치던 여성 엉덩이를 움켜잡은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을 받았다.

1·2심 재판부 모두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인 점, 모순되는 지점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1심은 검찰 구형량(벌금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B씨를 법정구속했다. 이때 B씨 아내인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보배드림 등에 남편 사연을 올렸다. 아내는 피해 여성과 남편이 스친 시간이 2초 이내로 짧아 추행이 이뤄지기 어려우며, 초범인 남편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은 과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고, ‘피해자 진술과 경험을 우선하는 판결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청와대 청원에는 33만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B씨는 2심에서도 성추행이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이후 판결에 불복하고, 사건을 상고했으며 이날 대법원은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짐으로써 강제추행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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