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한 채 비틀거리던 전두환… 말 꺼내자 ‘입틀막’ 공격 당했다”

국민일보

“취한 채 비틀거리던 전두환… 말 꺼내자 ‘입틀막’ 공격 당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12·12 핵심 ‘샥스핀 오찬’ 현장 공개

입력 2019-12-13 11:04 수정 2019-12-13 11:08
정의당 제공, 연합뉴스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12·12 군사 쿠데타 주역들의 고급 ‘샥스핀 오찬’ 현장을 포착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당시 상황을 상세히 공개했다.

임 부대표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남의 식당 안에 들어가서 저도 같이 식사를 했다”며 “제보와 파악한 정황들이 있어서 갔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전 전 대통령이) 자중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 예상이 빗나갔다”며 당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임 부대표가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을 나가려는 전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이 담겼다. 전 전 대통령 앞에 선 임 부대표는 “오늘이 12월 12일 군사 쿠데타 당일인데 이렇게 근신하고 축하 기념회를 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뒤따라 오던 한 여성이 손으로 임 부대표의 입을 막는다.

전 전 대통령 부부가 12일 식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정의당 제공, 연합뉴스

임 부대표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전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질문을 하자 동석했던 한 관계자가 임 부대표의 입을 막고 있다. 정의당 제공, 연합뉴스

임 부대표는 “오늘같은 날 이렇게 식사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추궁을 하려했다”며 “그런데 지난번 골프채 공격보다 더 심한 ‘입틀막’(입을 틀어 막다) 공격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강제로 임 부대표의 입을 힘껏 막은 여성은 전 전 대통령의 일행으로 보인다. 임 부대표는 “총 10명이 오찬자리에 있었는데 부부동반 모임이었다”며 “군사 쿠데타 주역인 최세창, 정호용과 그 아내 분들이 있었는데 (해당 여성이) 누구의 아내인지는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오찬은 2시간 동안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대표는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회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고 떠들썩한 수다 소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건배사가 여러번 오간 걸 들었다”며 “떠들썩한 대화의 80% 이상은 전 전 대통령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12일 전 전 대통령과 일행의 오찬 현장. 정의당 제공, 연합뉴스

이어 “(전 전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매우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을 때 이분은 선택적 알츠하이머”라며 “자신에게 불리할 때만 치매다. 새로운 병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골프장에서 포착됐을 당시보다 전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훨씬 더 멀쩡했다고 지적했다. 임 부대표는 “식당이 2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주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라고 권유했음에도 본인이 직접 계단으로 내려오더라”며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두 종류를 번갈아가면서 상당히 과음을 하는 것 같았다. 계단에서 손을 짚고 내려오는 모습은 취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대표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전 전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뒤 계단을 통해 내려온다. 이때 부인 이순자씨가 손과 팔을 잡고 부축한다. 이 모습은 전 전 대통령의 불편한 거동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오찬 도중 과하게 마신 술 때문일 뿐이라는 게 임 부대표의 설명이다.

12일 전 전 대통령과 일행의 오찬 현장. 정의당 제공, 연합뉴스

그는 전 전 대통령 측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 측은 오찬 사실이 알려지자 같은날 A4 용지 5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오찬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오래 전부터 친목을 이어온 분들이 1년에 2~3번 전 전 대통령 내외를 식사에 초대하는 모임”이라며 “날짜가 12월 12일로 잡힌 것은 일정이 바쁜 분의 사정으로 우연히 정해진 것일 뿐이고 식사 비용은 초청한 분들이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 부대표는 “12월 12일이 어떤 날인지 절대 모를 리가 없는데 우연히 날짜가 겹쳤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라며 “12월 11일이나 13일에 식사를 했다면 제가 찾아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0년 전 12월 12일에도 전 전 대통령이 하나회 일당과 쿠데타를 성공시킨 뒤 샴페인을 터뜨리고 파티를 했고 이날을 기점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부당하게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며 “그 첫 시작일을 본인이 어떻게 잊겠나. 본인에게는 아마 즐겁고 좋은 추억이겠지만 국민들에게는 분노스러운 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찬은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있었다.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키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과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급 요리로 알려진 샥스핀 수프가 포함된 1인당 20만원 상당의 코스 요리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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