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못이겨 ‘고래사냥’ 나선 북극곰들

국민일보

굶주림 못이겨 ‘고래사냥’ 나선 북극곰들

입력 2019-12-14 04:00
북극곰이 고래 사체를 뜯어먹고 있다.극지 연구

캐나다에서 북금곰들이 배고픔에 못 이겨 고래를 사냥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BBC어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송된 다큐멘터리 ‘일곱 개의 세계, 하나의 행성’(Seven Worlds One Planet)에서 캐나다 북동부 허드슨만의 북극곰들의 모습을 다뤘다.

벨루가 고래를 사냥하는 북극곰. BBC 캡처

취재 도중 BBC는 허드슨만에서 벨루가 고래 사냥에 나선 북극곰 무리와 마주쳤다. 북극곰은 고래가 숨을 쉬러 수면 근처까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등 위로 뛰어내려 머리를 물었다. 사냥에 성공한 북극곰은 고래 사체를 뭍으로 끌고 올라가 뜯어먹었다.

고래 떼를 주시하는 북극곰. BBC 캡처

북극곰의 주 먹이는 고래가 아닌 물범이다. 북극곰은 얼음에 나 있는 숨구멍으로 물범이 올라오면 낚아채는 방식으로 사냥을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사냥터가 사라져 물범 사냥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먹이가 필요했던 북극곰들이 고래 사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자연 다큐멘터리 PD이자 동물학자인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은 “캐나다가 지구상 그 어떤 나라보다 빨리 따듯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행성을 변화시키고 있다. 야생동물이 이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물범 사냥터가 녹아 사라지면서 북극곰이 고래를 사냥하거나 고래 사체를 먹는 모습이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2014년 봄 노르웨이 북극연구소는 흰부리돌고래 사체를 뜯어먹는 북극곰을 발견했다. 2017년 10월 시베리아 북극 해안가에는 230마리가 넘는 북극곰이 고래 사체를 뜯어먹는 사진이 공개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북극과학센터의 크리스틴 라이드레 박사는 “만약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2040년쯤 북극의 여름에는 해빙이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 “해빙 감소로 북극곰이 점점 더 고래 사체에 의존하고 있지만 고래 사체가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것도 아니고, 포경으로 그 숫자 또한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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