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장애인 주차구역이에요” 말했다 짤린 경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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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뉴스] “장애인 주차구역이에요” 말했다 짤린 경비원

입력 2020-01-11 18:24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 “억울하게 해고된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9일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알립니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그는 “주민의 민원으로 경비아저씨가 해고됐다”며 “이게 무슨 갑질이냐”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해고된) 경비아저씨는 입주민의 힘든 일을 제 일처럼 열심히 도와주셨다”며 “아이들을 예뻐해서 우리 아이도 할아버지라며 잘 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한 달 전 장애인 주차 공간에 비장애인 입주민이 주차를 했다. 경비원이 이를 제지하며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권유했다. 청원인은 “주민은 반말로 화를 내고 있었고 경비아저씨는 존댓말을 사용했다”며 “당시 주차 자리가 많았다. 굳이 장애인 주차공간에 주차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으로 경비원은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은 “새해 인사를 하고 싶어 며칠을 살펴봐도 경비아저씨가 안보였다”며 “그 주민이 민원을 넣어 해고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게 무슨 갑질인가. 경비아저씨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도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경비아저씨에게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고를 시킬 수 있나”라며 “관리사무소에 말해봤자 주민이 민원제기하면 어쩔수없다고 할 것 같고 노동부나 시청에 건의해도 본인이 아니라 처리해줄 수 없다고 할 것 같아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규직이면 이렇게 해고도 쉽게 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식이면 경비아저씨가 민원이 들어올까 무서워서 바른 말을 할 수 있겠나. 부디 직업에 귀천이 없음을 생각하고 진상규명을 통해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비원의 해외여행을 마뜩 찮게 여긴 아파트 입주민의 이야기가 전해져 논란을 빚었다. 경비원이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다 입주민을 마주쳤는데 며칠 뒤 입주민 회의에서 ‘아파트 경비원이 해외휴가를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안건이 올라왔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 한 고등학교에서 경비원을 채용하며 내건 근로조건이 뭇매를 맞았다. 부산 사하구 한 고등학교는 당시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2교대 격일제 경비원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하지만 해당 채용 공고 근로조건 중 근무 형태와 기본급이 논란이 됐다. 종일 학교에 상주하는 조건이지만 기본급은 제시된 근무시간으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4월에는 70대 아파트 경비원이 ‘인터폰을 받지 않았다’ ‘쉬고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 그는 경비실 물건을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 같은 해 2월에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차단봉을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입주민에게 맞았다. 2018년 11월에는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입주민이 70대 경비원을 폭행해 사망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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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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