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영국 게임친구 괴성 듣고 미국서 구조요청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영국 게임친구 괴성 듣고 미국서 구조요청

미국 텍사스 거주 20대 여성, 게임 도중 발작 일으킨 영국 소년 구조해

입력 2020-01-14 00:10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BBC 캡쳐

게임 도중 발작을 일으킨 영국 10대 소년을 바다 건너 미국 여성이 구했습니다.

아이단 잭슨(17)은 1월 초 영국 위드너스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는 디아 라토라(20)는 아이단의 온라인 친구였습니다. 이들은 대화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죠.

그런데 괴상한 소리가 디아의 헤드셋을 파고들었습니다. 디아는 아이단이 발작하는 소리라고 판단하고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아이단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지역 응급 구조대원들의 번호를 찾았죠.

디아는 영국 지역신문인 리버풀 에코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단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을 때 유럽연합(EU)에 기재된 응급구조 번호를 조회했어요. 하지만 거듭 실패했죠. 실제 사람에게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버튼을 눌렀는지 모르겠어요”라며 긴박했던 신고 과정을 전했습니다.

디아가 영국 경찰에게 응급상황을 알리고 있다. BBC 캡쳐

아이단의 부모는 경찰이 집을 방문하기 전까지 아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단의 어머니 캐롤라인 잭슨은 신문에 “경찰차 두 대가 불빛을 번쩍이며 바깥에 서 있었어요. 경찰들이 다른 이유로 이 지역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집 정문으로 달려오더군요”라며 “그들은 ‘아무런 응답을 하고 있지 않은 남자가 있다’고 말했어요. 우리는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죠. 경찰들은 미국에서 신고가 접수됐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디아의 판단은 정확했습니다. 발작을 일으키고 쓰러져 있던 아이단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디아의 신고 덕분에 아이단은 무사히 회복하고 있습니다. 아이단이 지난해 5월에도 발작을 일으켜 1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캐롤라인은 디아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그녀는 “디아는 우리 집 주소를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연락처가 없었죠. 그녀가 그 멀리서 도움을 주기 위해 애썼다는 게 너무 고마워요.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연은 리버풀 에코 신문과 미국 폭스뉴스 등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누군가는 디아와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하더라도 기기 고장 또는 통신 오류라며 넘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디아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고 발빠르게 행동했습니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 행동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인 소년의 목숨을 살린 것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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