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스캔들’에까지 드리운 러시아의 검은 그림자

국민일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까지 드리운 러시아의 검은 그림자

러시아, 트럼프 탄핵 논의 본격화 시점에 바이든 아들 관련 해킹 시도

입력 2020-01-14 15: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불거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본격화되던 시점에 러시아 해커들이 스캔들의 핵심 쟁점과 관련해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에게 또 도움을 주려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초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재직했던 우크라이나 최대 천연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를 표적으로 한 러시아의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헌터 바이든은 2014년 4월부터 5년간 부리스마홀딩스 임원으로 일하며 매달 8만 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았다. 트럼프 측은 그간 헌터의 부리스마 재직 시절인 2016년 빅토르 쇼킨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부리스마를 부패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리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직접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그를 사임시켰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쇼킨을 해임하지 않으면 미국의 10억 달러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부자 의혹 재수사를 압박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쟁점이었다. 트럼프 탄핵 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러시아의 바이든 부자 관련 사업체 해킹은 핵심쟁점을 흐릴 수 있는 행위다. 러시아와 트럼프의 밀착관계를 의심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러시아 해커들이 정확히 어떠한 정보를 찾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바이든에게 난처한 자료들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해킹 시도를 밝혀낸 보안업체 에리어1(Area1)은 “러시아 군 정보당국 소속 해커들이 부리스마의 자회사로 위장한 가짜 웹사이트를 개설해 부리스마 임직원들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훔치는 ‘피싱’ 기법으로 회사 내부 서버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NYT는 “러시아의 전술이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캠프 이메일을 해킹하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고 전했다.

대선기간 중 힐러리캠프에서 일했던 오런 팔코위츠는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성공적이었다”며 “또다시 그들이 이메일 접근 권한을 훔치고 있는데, 지난 미 대선에서 봤던 러시아의 정치 간섭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