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 애플에 “테러범 아이폰 잠금 풀어달라” 촉구

국민일보

美법무, 애플에 “테러범 아이폰 잠금 풀어달라” 촉구

입력 2020-01-14 15:57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을 풀어달라고 애플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당시 범행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따른 테러 행위였을 수 있다며 애플이 시민 안전을 위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2014년 아이폰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대폭 강화한 이후 수사기관의 잠금 해제 요구를 거부해왔다. 미국에서는 공공 안전과 사생활 보호 중에서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바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지난달 발생한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기지 총기난사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애플은 수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전혀 주지 않았다”며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하고 향후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해법을 찾는 데 애플과 IT기업들이 협조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범행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그가 숨지기 전 누구와 무슨 소통을 했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소위 신분으로 미국에서 군사 교육을 받던 무함마드 사이드 알샴라니는 지난달 6일 펜서콜라 해군 항공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3명을 살해하고 8명을 다치게 했다. 알샴라니 소위는 범행 도중 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다. 그는 미국과 사우디 간 안보협력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펜서콜라 기지에서 기초 조종술과 영어 등을 교육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수사 과정에서 알샴라니 소위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샴라니 소위는 지난해 9·11 테러 18주년 당일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인터넷에 올리며 범행을 예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지하드(성전)를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기도 했다. 바 장관은 “증거물은 범인이 지하드 이념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FBI는 알샴라니 소위가 테러단체와 연루됐는지, 다른 공범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그가 소지하던 아이폰 2대의 잠금 해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애플은 2014년 아이폰 내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10회 이상 비밀번호 오류를 저질렀을 시 데이터를 삭제토록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이후 수사기관의 아이폰 잠금 해제 요구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서버에 보관된 알샴라니 소위의 아이클라우드 계정 자료는 제공했지만 아이폰 잠금 해제 요구는 이번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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