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병원, 63억원 혈세 받고도 외상센터 ‘적자 주범’ 취급”

국민일보

이국종 “병원, 63억원 혈세 받고도 외상센터 ‘적자 주범’ 취급”

입력 2020-01-17 02:38
아주대 이국종(왼쪽) 권역외상센터장과 유희석 의료원장. 뉴시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외상센터 운영 문제를 두고 불거진 아주대의료원과의 갈등에 심경을 밝혔다. 이 교수는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외상센터를 이렇게 운영할 거라면 안 하는 게 낫다”며 병원 측의 운영 방식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6일 JTBC와 인터뷰에서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외상센터가 대한민국에 17개 있다. 아주대병원은 그중 가장 큰 규모의 외상센터”라며 “국가에서 지원을 제일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만 63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정작 병원은 무슨 ‘골칫덩어리’ ‘적자의 주범’처럼 취급한다. 실제로 적자가 난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필요 없는 조직처럼 되는 것은 병원에서 더는 외상센터를 운영하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더 잘 할 수 있는 병원이 많다”며 “(외상센터를 운영)하겠다는 병원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런 병원에서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 언론을 통해 병원의 병상 지원 부족으로 외상센터가 지난해 12월 한 달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운영이 어려웠던 것은 본관 공사 때문이고, 지원도 충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저희가 본관에서 어떤 병실을 점유하고 쓰는 게 환자를 더 보겠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다”고 강조한 뒤 “외상센터 사업이 정부로부터 국책 사업으로 유치된 것은 중증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할 경우 병실, 의료진, 수술실, 중환자실을 최우선으로 투입하는 등 병원 전체에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전제 하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내용을 담은) 각서 같은 것들이 다 있다”면서 “이는 저희 병원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17개 외상센터가 다 마찬가지다. 저희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외상센터 같은 경우 금방 병실이 차서 넘치게 되는데 그러면 본원에서 다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사실 저는 아주대병원의 여러 상황이 외상센터를 운영하기에 부족해 처음부터 사업 참여를 반대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아주대병원은 정부 공모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 대규모 지원을 받게 된 거다. 정부에서 강제로 시킨 게 아니라 병원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 병상 100개를 짓고 나서도 두세달 만에 금방 찼기 때문에 부족할 때마다 본원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게 최근 몇달간의 일이 전혀 아니다”며 “2016년부터 병원 측에 협조를 구했던 공문도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사 때문에 본관 병실 지원이 어려웠다는 것은 병원 측의 거짓말이라는 취지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 운영도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그는 “저희가 복지부에서 예산을 더 지원을 받아서 추가 선발하려고 했던 사람들 중에는 비행에 투입돼야 하는 간호사 인력 8명도 포함돼 있다”며 “그런데 인력 증원이 안 되면서 비행에 나갈 간호사가 없어 더는 운행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가 외상센터를 떠나거나 ‘외국행’까지 검토 중이라는 일부 소문에 대해서는 “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등 제 개인의 일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의 ‘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외상센터 문제에서 폭언은 핵심이 아닌 것 같다. (이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은 이 교수에게 욕설을 하는 유 원장의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는 중이다. 더불어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병원 측이 겪은 갈등까지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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