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전자레인지에 넣고 증명사진…” 수상한 사연에 보이스피싱 덜미

국민일보

“3천만원 전자레인지에 넣고 증명사진…” 수상한 사연에 보이스피싱 덜미

입력 2020-01-17 11:23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어요. 명의가 도용당했으니 3000만원을 전자레인지에 넣어두고 증명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했어요.”

어딘가 미심쩍은 이야기를 하는 80대 노인의 이야기를 들은 사진관 주인의 도움으로 보이스피싱 인출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80대 노인은 다행히 보이스피싱 피해를 면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B씨(80)의 돈을 챙겨가려 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인출책 A씨(22)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낮 12시20분쯤 전북 전주 덕진구 송천동에 위치한 B씨의 집에서 3000만원을 수거해 조직에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사진관 주인은 증명사진을 찍으러왔다며 수상한 이야기를 하는 B씨의 말에 의구심을 품었다. B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다. 명의가 도용당했으니 3000만원을 전자레인지에 넣어두고 증명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얘기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진관 주인은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B씨에게 신고를 권유했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의 자택 주변에서 잠복하다가 돈을 챙기러 온 A씨를 현관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피의자의 죄질이 불량해 구속했다”며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조직 총책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수법은 해를 거듭할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금융 앱이라고 속여 원격제어프로그램을 깔게 한 뒤 돈을 인출하거나 피해자 몰래 카드대출을 받아 돈을 빼돌리기도 한다. 또 B씨의 사연처럼 여전히 수사기관 및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도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발생한 지난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3만7667건, 피해금액은 6400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대표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을 홍보하며 특히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URL이나 앱을 절대 설치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수사기관 및 금융기관은 사건 관련자에게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라고 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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