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성태 딸 채용특혜는 인정, 뇌물수수는 무죄”

국민일보

법원 “김성태 딸 채용특혜는 인정, 뇌물수수는 무죄”

김성태 “채용특혜, 부덕의 소치”

입력 2020-01-17 16:21 수정 2020-01-17 16:50
KT로부터 딸의 부정 채용을 뇌물로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로부터 딸을 부정 채용시키는 형태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딸 김모씨가 채용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김 의원이 KT와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7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도 무죄가 내려졌다. 김 의원은 2012년 딸을 KT에 정규직으로 입사시키는 대신 그 해 국정감사에서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법원은 김 의원에게 법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사건의 단초가 된 김씨의 취업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과 2012년 KT에 파견계약직과 정규직으로 잇따라 채용되는 과정에서 혜택을 받았다. 재판부는 “김 의원은 서유열 전 KT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를 전달하며 파견계약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청탁했고, 실제 KT스포츠단에 채용됐다”며 “김씨는 이듬해 KT 정규직 공개채용 과정에서도 여러 특혜를 받았다”고 명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7월 23일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중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특혜는 있었지만 ‘뇌물’의 처벌은 어려웠다. 유일한 직접 증거였던 서 전 사장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지면서 이들 사이에 청탁과 뇌물이 있었는지 증명되지 않았다. 서 전 사장은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이 2011년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김씨의 취업 청탁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으며 자신이 직접 음식값을 결제했다고 진술했다. 김 의원 측은 문제의 일식집 식사 자리가 2009년에 있었다고 반박해왔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 법인카드 금융거래 정보에 의하면 2009년 5월 14일 여의도의 한 일식당에서 결제한 내역이 있고, 피고인들의 일정표 수첩에도 이날 일정이 기재돼있다”며 “서 전 사장은 이 만찬이 단 한차례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그렇다면 2009년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2009년은 김씨가 대학생일 때라 채용 청탁이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가 논의되기 어렵다. 재판부는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이 전 회장이 김씨의 취업 기회를 뇌물로 줬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재판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은 드루킹 특검 정치보복에서 비롯된 정치 공작에 의한 김성태 죽이기 수사”라며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이 지적한 딸의 채용 특혜와 관련해서는 “제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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