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해 단축수업” 文 대통령 사칭해 공문 위조한 20대 무죄

국민일보

“미세먼지 심해 단축수업” 文 대통령 사칭해 공문 위조한 20대 무죄

입력 2020-01-17 16:38
지난해 3월 A씨가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해 교육청 등에 발송한 위조 문서.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해 “미세먼지가 많으니 단축 수업을 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전국의 시·도 교육청에 보낸 대학생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황성욱 판사는 17일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2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작년 3월 8일 광주 모 대학 우체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해 “미세먼지가 많으니 단축 수업을 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교육감과 교육부 장관 앞으로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가 보낸 문건은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현재 미세먼지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모든 학교에 대해 단축 수업과, 매우 심한 곳은 휴업을 시행하고자 한다”면서 학교급별 단축 수업 시간을 표기했다. 또 매주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흡연을 금지하고, 흡연 학생은 삼청교육대로 보내 재교육을 한다는 황당한 내용도 담겼다.

A씨는 전날 자신이 다니는 대학 교학처에 전화해 미세먼지로 인한 단축 수업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자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대통령 명의의 공문서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청와대 사칭 문서가 배달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A씨를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A씨가 교육부 등에 보낸 등기 우편 봉투. 뉴시스

재판부는 “A씨가 작성한 문서는 평균 수준의 사리 분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공문서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며 “공문서의 경우 행정청의 직인이 문서의 증명적 기능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는데 해당 문서에는 작성자 명의의 직인이나 기관의 관인 내지 작성 명의자 서명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공문서위조죄는 일반인이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믿을 수 있을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춘 문서여야만 성립이 된다.

이어 재판부는 “대학교 수업 시간에 행해지는 발표나 과제 등을 금지한다는 등 도저히 대통령 명의의 공문서라고 보기 어려운, 유치하거나 허황한 내용을 담고 있다. A씨가 작성한 것은 공문서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소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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