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장관 “e스포츠 권익 보호 방안 만들 것”

국민일보

박양우 장관 “e스포츠 권익 보호 방안 만들 것”

靑 국민청원 답변… 표준계약서, 선수등록제, 시스템 체계화로 선수 권익 보호 약속

입력 2020-01-17 18:10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이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17일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의 국민 청원란을 통해 ‘라이엇 코리아의 그리핀,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 김대호 현 DRX 감독의 징계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합니다’란 제목으로 지난해 11월 올라왔던 국민 청원에 답했다. 해당 청원은 게재 후 1달간 약 20만 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청원은 지난해 말 e스포츠 업계를 휩쓸었던 ‘카나비 사건’에서 시작됐다. 카나비 사건은 프로게임단 그리핀이 당시 미성년자였던 프로게이머 ‘카나비’ 서진혁(JDG)의 법정대리인인 부모와 논의하지 않은 채로 그의 장기간 중국 이적을 추진한 게 골자다. 이 과정에서 그리핀이 서진혁 등 소속 선수들과 불공정 계약을 맺은 사실도 세간에 알려졌다. LCK 운영위원회는 조규남 당시 그리핀 대표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박 장관은 “먼저 문체부 장관으로서 우리나라 e스포츠계에 본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고 큰 책임을 느끼며, e스포츠를 응원하고 아껴주시는 분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청원을 계기로 꼼꼼하고 치밀하게 제도와 정책을 점검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청원자는 LCK 운영위가 김대호 현 드래곤X(DRX) 감독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서도 재조사를 요구했다. LCK 운영위는 김 감독이 지난해 그리핀 재직 당시 소속 선수들에게 폭언, 폭력을 행사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목격자 진술을 기반으로 조사를 진행,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LCK 운영위는 곧 김 감독의 징계 수위와 관련해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LCK 운영위는 이를 인정하고 징계 적용을 유보했다. 이들은 사법 기관을 포함한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재조사를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최종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 박 장관은 “현재 관련자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위원회는 수사 결과를 토대로 당사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최종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LCK 운영위원회는 그리핀의 미성년 선수 불공정 계약체결 책임을 묻고자 모기업 스틸에잇의 경영진에게 지분 관계를 포함, 경영 관계 전부를 정리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정부는 이번 사건의 후속 조치가 적절하게 내려지는지 끝까지 점검하고, 유사 사례 발생을 적극 방지해 더 이상 피해를 보는 선수가 없도록 권익 보호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장관은 “e스포츠 선수들을 법과 제도로 보호할 수 있는 기틀이 미진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 앞으로 정부는 선수들이 경기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선수를 보호하고, 불공정 계약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처우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나비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마련한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 방안은 ▲e스포츠 선수 관련 표준계약서 제작 및 보급 ▲e스포츠 선수 등록제 확대 및 정착 노력 ▲e스포츠 선수 보호 시스템 체계화 등 세 가지다.

박 장관은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불공정 계약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관련 전문가, 업계, 전·현직 선수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e스포츠 선수 표준계약서 안을 올해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성년자 선수를 위한 별도의 표준계약서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선수의 권익 보호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는 선수 등록제”라면서 “정부는 한국 e스포츠협회(KeSPA)와 협력해 올해 상반기까지 통합선수등록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등록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첨언했다.

박 장관은 “선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며 선수들의 관련 교육과 심리 상담, 자문 제공 등을 돕겠다고 했다. 그는 KeSPA 내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선수들이 불공정 계약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고충을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공정상생센터’와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장관은 “e스포츠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디지털시대의 여가문화이자 미래의 스포츠”라면서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대한민국의 이스포츠가 올바르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는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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