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 말한 ‘선천적 장애’ 입니다, 나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이해찬이 말한 ‘선천적 장애’ 입니다, 나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입력 2020-01-17 20:3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 국가인권위원회 1층 로비에서 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국가인권위원호 긴급진정'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회원이 진정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장애인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진정을 제기했다.

190여개 단체가 모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가 정치인들이 장애인 차별·비하·혐오 발언에 명확히 책임지게 해야 한다”며 “진정을 받아들이고 시정을 권고하라”고 외쳤다. 이어 이 대표에게는 반성문을 요구할 계획이며, 제출되지 않을 경우 오는 23일 서울역 등지에서 서명운동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이날 “이 대표가 말한 ‘선천적 장애’가 저다. 한 번도 비장애인이었던 적 없었고 어렸을 때는 학교도 가지 못하고 제도권 교육도 못 받았다.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다”며 “그렇지만 18살에 집을 나와 자립 생활을 하고 장애인 야학에 들어가 검정고시도 쳤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의지가 없어서 교육을 못 받았고 의지가 없어서 일을 못 했겠느냐”며 “장애차별금지법을 위한 역사적 투쟁에 함께해 왔다. 여태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발언에 대한 1호 진정 주인공은 박 활동가다. 연대 측은 박 활동가의 진정을 시작으로 단체 회원들이 한 명씩 차례로 진정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TV의 ‘신년기획 청년과의 대화’에 출연해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인재 영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꼽았다.

그리고는 “최 교수를 만나보니 의지가 보통 강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나도 몰랐는데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더라.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니까”라고 했다. 이어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기 때문에 더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를 심리학자에게서 들었다”는 말도 덧붙여 논란이 됐다.

이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정치인들 말하는 것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을 2018년 12월에 했었다.

연대는 당시에도 이 대표에 대한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인권위는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다. 정확히 특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연대는 이날 당시 인권위의 결정을 언급하며 “인권위가 과거 이 대표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기 때문에 같은 일이 재발했다”고 주장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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