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총독 연상시킨다” 외신들이 주목한 해리스 콧수염

국민일보

“일제 총독 연상시킨다” 외신들이 주목한 해리스 콧수염

입력 2020-01-18 11:31
뉴시스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 미국과 먼저 협의하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이 외신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CNN과 BBC 등 유명 외신들은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때 총독을 연상시켜 외교 문제로 떠올랐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BBC방송은 현지시각으로 17일 “일제 시대 조선 총독 8명이 모두 콧수염을 길렀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은 일제 강점기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면서 “마음이 상한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총독의 콧수염이 연상된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전에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면서 긴장을 조성했었다”고 한 BBC 방송은 “그러나 그는 그의 혈통에서 비판이 비롯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콧수염 논란’ 이면에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증액 요구 등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감이 깔려 있는데도 정작 본인은 일본계라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CNN방송도 같은 날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은 대사 자신을 넘어서는 더 큰 문제의 논의를 촉발했다”면서 “일제강점기의 유산에 대한 많은 한국인의 여전히 쓰라린 감정, 방위비 협상 와중에 한미 간 수십 년 지속한 동맹의 미래에 나타나는 균열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했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 밀어붙인 점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 한국 정부에 파기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또 “해리스의 모친은 일본인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싫어하기에, 충분하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한 곳을 선택하라면 어느 편을 들겠느냐”고 쓴 한 블로거의 글을 소개하면서 한국 국민의 정서를 대변한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는 주일 미군이던 아버지와 일본계 어머니를 뒀다.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미 해군 태평양 사령관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7월 주미대사로 부임했다. 해리스 대사는 콧수염에 대해 외교관의 길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삶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직접 언급한 뒤 외신 간담회에서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할 땐 미국과 먼저 협의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대사가 주재국 정상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드문 일이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리스 대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지소미아와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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